
통통족이여 통통 튀어보자! 이지현(29·한남직업전문학교 실내디자인전공)씨는 상의 99, 하의 77~88 사이즈를 입는다. 이른바 ‘빅 사이즈’. 하지만 ‘통통한’ 이씨는 학교에서도 유명한 ‘통통튀는’ 멋쟁이다. 최근 ‘빅위민 패션쇼’의 모델로 나서 패션감각을 뽐냈다. 많은 여성복 브랜드들은 여전히 살집있는 체형에 인색하지만 그렇다고 브랜드나 다리, 허리에 모여있는 살들만 원망할 필요는 없다. 이씨는 옷을 세련되게 입기 위해 필요한 건 다이어트가 아니라 패션감각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가오는 노출의 계절, 살빼기에 대한 강박 없이도 옷 잘 입는 멋쟁이가 되기 위한 비법을 한 수 배우기 위해 이지현씨의 쇼핑 길에 동참했다. 헐렁한 옷 ‘질색’
칙칙한 색 ‘팔색’
빠져나온 살 원망 말고
‘공주’ 스타일로
분위기 확 바꾸세요
동대문·두산타워 가면
중저가 전문매장 즐비
|
||||
두타 지하매장에는 20여 곳의 빅사이즈 전문 매장이 모여있었다. ‘FROM’은 빅사이즈 정장 전문 매장으로, 120 사이즈까지 중·저가 정장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여성스럽고 튀는 옷을 원했던 이씨는 빅사이즈 에스닉 옷들이 가득한 ‘크놋’과 빅사이즈 니트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자일리’ 매장에 한참을 머물렀다. 빅사이즈 청바지 전문점인 ‘자바 진스’도 관심 매장. 이씨는 무려 5시간에 걸쳐 두타 지하상가 곳곳을 뒤진 뒤 ‘달랑’ 살구색 민소매 티셔츠와 흰색 단화를 구입하고 이날 쇼핑을 마쳤다. 아이보리 바탕에 보라계열 큰 꽃무늬 프린트 트렌치 코트 등 몇몇 아이템에 마음이 갔지만, 추가 구매를 염두에 두고 빅사이즈 매장의 명함들만 받아뒀다. “빅사이즈 매장 옷들도 디자인이나 색상이 무척 다양해졌지만 밝은 원색이나 과감한 디자인을 원하는 빅사이즈들에게는 여전히 너무 심플해요.” 하지만 이씨는 “품만 들이면 살을 빼지 않고도 멋쟁이가 될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다”며 이날 둘러본 오프라인 매장 이외에 단골 온라인 빅사이즈 전문점을 추천했다. 세련된 중·고가 맞춤 옷은 ‘루이즈’에,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옷은 ‘그여자네집’에 많단다. 짧은 치마가 좋은 빅사이즈들을 위한 제안 추가. 다리 두께와 간격이 비슷한 주름치마를 입으면 다리가 길고 가늘어 보인다. 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통 큰’ 여자를 위한 꽃무늬 원피스 체형노출 부담스럽다면
윗옷은 화려하고
아래옷은 단순하게
|
||||||
빅 사이즈 옷에는 일반 사이즈 옷과는 다른 특별한 트렌드가 있을까? 혹은 트렌드가 아예 없을까? 예전 같으면 정답은 “트렌드가 없다”였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빅사이즈 옷들도 일반 사이즈 옷과 대동소이한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트렌드에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살짝 가미하거나, 코디법을 조금 달리하는 방식으로 유행에 발맞추고 있는 추세다. 화려한 트렌드 상의? 부담스럽다면 기본 스타일 짙은 바지를! 올 봄 여성 의류의 열쇠말은 ‘자연주의(웰빙) 및 이국적인 느낌(에스닉)과 결합한 여성스러움’이다. 이국적인 느낌의 영향으로 아프리카의 정글과 해변, 인도 의상에서 볼 수 있는 꽃·과일·동물 등 화려한 프린트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특히 꽃무늬 프린트의 뜨거운 인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 용기있는 ‘큰 여성’이라면, 꽃무늬에 여성스러운 시폰·레이스 소재 원피스나 블라우스에 도전해볼만 하다. 색상은 자연주의 바람을 타고 녹색계열 파스텔톤의 라임색, 겨자색, 연두색 등이 인기절정이다.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핑크나 오렌지 계열 색상이나 보라색, 빨강색 등도 강세. 빅사이즈 옷 전문 온라인 매장인 ‘스타일 플러스’의 김정혜 사장은 “체형이 너무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상의를 트렌드에 맞춰 화려하게 입고 하의를 단순하게 입는 방법이 있다”며 “꽃무늬 프린트 민소매 셔츠나 블라우스 상의와 청 또는 면 소재 짙은색 반나팔 바지를 입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크롭트 팬츠? 불편하다면 밑단을 조이지 않고! 지난해 겨울 배우 임수정이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선보여 인기를 끌었던 5부·7부 형태의 크롭트 팬츠도 올 봄 유행 아이템.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다리에 꼭 붙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통이 넓은 디자인도 있다. 또 종아리 부분에서 밑단을 자른 뒤 2∼3번 말아 입는 디자인과 말아올린 부분에 꽃무늬나 체크무늬 옷감을 덧대 변화를 준 디자인도 있다.
|
||||||
유미 ㈜큰옷 디자인 팀장은 “크롭트 팬츠를 입고 싶어도 굵은 다리가 드러나는 것이 불편해 엄두를 못내는 빅사이즈 여성들이 많다”며 “이런 여성들을 위해 조만간 종아리가 드러나는 것을 최소화 하면서 밑단을 조이지 않고 입을 수 있는 빅사이즈용 크롭트 팬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hani.co.kr
![]() |
||||
![]() |
남성옷에도 ‘만화 캐릭터’ 춤추네
올 봄 남성 빅사이즈 옷에서는 꽃무늬가 넘실대고 만화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일 전망이다.
남성 빅사이즈 옷 전문 온라인 업체 큰옷거인나라의 이일성 사장은 “크고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 셔츠와 미국 워너브라더스의 루니툰 등 만화캐릭터가 전판나염된 티셔츠가 유행”이라며 “소재는 주름을 넣어 구겨진 듯한 느낌을 주는 크링클과 시원한 느낌의 아사면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의는 기본 스타일 청바지나 짙은색 면바지가 여전히 대세. 좀 더 튀고 싶은 빅 사이즈 남성이라면, 일명 ‘건빵 바지’로도 불리는 카키색 카고 팬츠를 추천한다.
전정윤 기자
|
![]() |
||
![]() |
조정린 ‘코디’ 황경원씨 “배 나왔다고 가리려 하면 되레 보기 싫어”
|
||||
온라인 ‘빅사이즈’ 가게 수두룩 ‘손품’ 팔면 골라 입는 재미 있다
![]() | ![]()
| ![]() |
![]() |
![]() |
||||||||
![]() |
날씬하게 보이고 싶다면
V넥 셔츠·9부바지 ‘조화’ 착시효과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다. 라운드넥 셔츠 보다는 브이넥 셔츠가 얼굴을 갸름하게 보이게 한다. 상의와 하의 모두 곡선의 라인을 사용하기 보다는 둘 중 하나는 직선의 뻣뻣한 감으로 딱 떨어지는 것이 좋다. 색상은 상·하의 같은 톤을 활용해 길어 보이게 하되, 과감한 악세사리를 활용해 시선을 몸에서 떨어지게 하는 것도 센스. 황금비율을 이용하는 것도 요령. 발목 길이의 9부바지를 입으면 어깨선에서 배꼽, 배꼽에서 발목까지 비율이 1:1.607의 ‘황금비율’로 분할돼, 발목을 덮는 통바지 보다 훨씬 날씬해 보인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체형을 과감하게 드러내 자신을 표현하는 것. 큰 체형을 감추는 데 한계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의 체형을 귀엽게 표현하거나 글래머러스하게 부각해 단점을 장점화 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글·김정혜/온라인 빅사이즈 매장 <사이즈 플러스>대표 |
![]() |
||||||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