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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여가

하늘선 통쾌! 강에선 상쾌! 땅에선 유쾌! 모험 월드컵

등록 2006-06-29 21:19수정 2006-06-29 21:28

내린천 급류 타고 래프팅 소양강변엔 국내 최고 번지점프
수륙양용 ‘아르고’ 숲으로 강으로 공중 ‘슬링 샷’ 하늘 줄넘기
강원도 인제 레포츠천국

올여름 강원도 인제에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내린천에는 래프팅이, 합강변에는 번지점프와 패러글라이딩, 슬링 샷, 플라잉 폭스, 수륙양용차 등이 피서객들을 기다린다. 하늘을 나는 자유와 땅위를 달리는 즐거움, 물살을 가르는 재미가 한곳에 모여 있다. 스릴과 모험의 레포츠를 즐기려면 강원도 인제로 가라.

지난 주말 인제군 기린면 내린천 수변공원을 찾아갔다. 인제읍에서 합강대교를 건너 31번 국도를 따라 원대리 쪽으로 내린천을 거슬러 올라가자 밤골쉼터 어름에서 계곡의 물살을 가르며 내려오는 래프팅 보트들이 눈에 띄었다.

피아시 계곡에는 이미 수많은 래프팅 전문업체들이 체험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구명조끼를 입고 헬멧을 썼다. 강사로부터 안전수칙을 듣고 간단한 기초훈련을 받은 뒤 차로 원대교까지 올라가 맑은 계곡물에 보트를 띄웠다. 6인승 고무보트는 잔잔한 물살을 가르는가 싶더니 장수터 내리막길에 급류를 만나 요동을 치면서 맴돌기 시작했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있는 힘을 다해 패들을 저으며 급류와 맞섰다. 온몸에 차가운 계류를 맞고 급류를 빠져나와 피아시계곡에서 느긋한 흐름에 몸을 맡기자 짜릿한 희열이 밀려온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내린천은 오대산에서 발원해 인제에서 소양강으로 흘러드는 70㎞ 길이의 강. 물줄기가 맑고 수량이 풍부해 국내에서 손꼽히는 래프팅 장소다. 또한 여러 난이도의 급류 코스가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푸른 물줄기와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진 주변 계곡은 그 자체로도 구경거리로 충분한 절경이다.

원대교 아래에서 밤골쉼터까지 6㎞의 계곡을 2~3시간 가량 타고 내려오다 보면 물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어느새 성취감이 찾아든다. 또한 힘들지만 즐거웠던 여정을 함께 했던 동료에 대한 신뢰와 함께 자연의 위대함과 소중함도 느껴진다.


내린천 래프팅을 즐겼으면 합강정 아래 물가에서 본격적인 모험레포츠를 즐겨보자.

소양강변에 자리잡은 내린천X-게임 리조트를 가자 66m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는 번지점프장 타워 꼭대기 점프대 끝에 한 도전자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만한 높이에 도전할 정도이면 번지점프 마니아임이 틀림없으나 워낙 높다 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지 몇차례 심호흡을 고르며 뜸을 들이더니 창공을 박찼다.

“아~” 하는 탄성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급강하하는 속도감 못지않게 다시 하늘로 치솟는 과정이 지켜보는 이에게도 짜릿함을 준다. 번지점프에 성공하고 나면 군수가 보증한 인증서도 써준다고 한다.

소양강변에는 국내에서 드물게 수륙양용차인 ‘아르고’ 체험(오른쪽 사진)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수륙양용차는 원래 군사·소방용으로 사용되던 특수 차량인데 요즈음엔 레저용으로까지 쓰이고 있다. 헬멧과 구명조끼를 걸치고 보트 모양의 몸체에 6개의 타이어가 달린 ‘아르고’에 올랐다. 꼬마 자동차는 “윙” 하는 굉음을 내며 물가의 거친 자갈길을 털컹거리며 달리더니만 덤불 속으로 쏙 들어간다. 무성한 숲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잡목의 뿌리를 타고 넘고 갈대밭과 버드나무숲, 습지 등을 마음대로 헤치고 달리다 갑자기 강물 속으로 풍덩 뛰어든다.

아찔한 생각은 일순간일 뿐 희한하게도 차가 물 위에 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엔진의 출력을 높이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앞으로 나간다. 땅에서는 시속 45㎞로 달릴 수 있으며 물 위에선 시속 5㎞의 속도를 낸다고 한다.

‘아르고 체험’은 인제군에서 가장 소외된 산골마을인 남면 남전1리 58가구 주민들이 인제군으로부터 지원받은 마을발전기금을 종잣돈 삼아 의욕적으로 운영하는 레저산업이다.

황철진 주민협의회장은 “아르고는 밖으로 기름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우려가 없으며, 아르고 앞 범퍼에 윈치장치를 달아서 소양강 상류의 폐기물을 수거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자랑했다. 주민협의회는 현재 7대를 운행하고 있지만 7월10일께 9대를 더 들여와 아르고와 송이버섯 및 산나물 채집을 결합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소양강변 게임 리조트에서는 조종사들이 비상탈출하는 기구에서 유래된 레포츠로 2명이 지구본 같은 안전기구 안에 타고 초당 45~50미터 속도로 하늘로 치솟는 슬링샷(아래 사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외줄 위에 도르래를 걸고 내린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1.2㎞의 거리를 바람을 가르며 건너갔다 오는 플라잉폭스, 누워서 타는 리컴번트 자전거, 산악오토바이(ATV) 등 하늘, 땅, 물과 어우러지는 모든 모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인제/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전문가는 덕천강이 가족끼리는 낙동강이 ‘딱’이지

전국 래프팅 명소는

한탄강=강원도 철원군 한탄강은 수도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코스다. 순담계곡~군탄교(8㎞) 구간이 인기가 높은데, 크고 작은 8개 급류 구간과 구룡폭포, 기암절벽 등이 어우러져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린다. 철원군(www.cwg.go.kr) 문화관광과 (033)450-5151.

동강=강원도 영월군과 정선군, 평창군을 끼고 있는 동강은 유속이 느리고 하천 폭이 비교적 넓은 편이다. 영월 문산나루~섭새강변(10㎞), 정선 광하리~귤암리(9㎞), 정선 가수리~수동리(9.5㎞), 정선 운치리~평창 마하리 진탄나루(11㎞), 진탄나루~섭새강변(13㎞) 구간이 상류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영월 고씨굴~단양군 영춘면 북벽(3㎞)의 하류 구간인 남한강 코스가 중고교생 단체들에 인기다. 동강관리사업소 (033)370-2327. 영월군(ywtour.go.kr) (033)370-2254. 정선군(jstour.jeongseon.go.kr) (033)560-2365. 평창군(yes-pc.net) (033)330-2252.

오대천과 금당계곡, 내운계곡=남한강의 발원지인 오대천 수항계곡은 최근 들어 래프팅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 진부면 수항리 하의교~장전리(12㎞) 구간은 굽이굽이 협곡으로 이어져 있어 카약코스로 알맞다. 평창군 용평면 유포리~계수초등학교(14㎞)의 금당계곡은 조금 완만한 래프팅 코스지만 봄철 철쭉군락과 가을철 단풍의 풍광이 아름답다. 평창군 방림면 합천소~평창읍 다수초등학교(7㎞)의 내운계곡도 최근 들어 알려지기 시작했다.

경호강과 덕천강=경남 산청군에 자리잡은 경호강은 ‘거울같이 맑은 호수’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변의 경치가 빼어나다. 산청읍 옥산리~신안면 외송리 경호강 휴게소(12㎞)는 강폭이 넓은데다 적당한 유속으로 최적의 래프팅 조건을 갖췄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사리 월리교~단성면 자양마을 자양교(7㎞)의 덕천강 코스는 바위가 많은 난코스로 비가 온 뒤 스릴을 즐기려는 전문가들이 몰려든다. 산청군 문화관광과(tour.sancheong.ne.kr) (055)970-6411~3.

금강=금강은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 래프팅을 할 수 있는 드문 코스다. 나그네 여울~잠두(5㎞), 황세연~잠두여울(6㎞), 배바위~한티(7㎞), 용포소~방우리(8㎞), 뒷섬~적벽강(8㎞) 등이 인기있다. 금강 래프팅(www.kgrafting.com) (063)322-1077.

낙동강=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병산서원~하회마을(6㎞)의 ‘하회코스’는 자연풍광이 아름다울뿐더러 유속이 완만해 가족단위 체험자들이 많이 찾는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고산정~백운지교(6㎞)의 ‘청량산 코스’는 급류구간이 많아 성인 체험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안동래프팅(www.dongi.net) (054)855-7179.

정상영 기자

여행 수첩

오는 7월20일부터 23일까지 제4회 하늘내린인제레포츠축제가 인제의 하늘과 땅, 물위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내린천 물가공원에서는 ‘4륜자동차랠리대회’와 ‘전국모터사이클대회’ 등 축제 공식대회가 열리며 축하공연과 클럽파티가 곁들여진다. 또 용소골과 살구미 일대의 울창한 원시림과 맑은 계곡을 따라 걷는 ‘내린천걷기대회’는 래프팅과 카약, 4륜자동차 산악투어처럼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인제읍 합강정에서는 ‘코리아 번지 X-게임’과 ‘전국물축구대회’, ‘전국패러글라이딩대회’가 펼쳐진다. 또 인제 시가지에 자리잡은 잔디구장과 주차장 터, 실내체육관, 원대리 MTB코스에서 열리는 ‘전국길거리농구대회’와 ‘전국대학생자작차경연대회’ ‘전국모터사이클대회’ 등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다. 축제추진위원회(injeleports.net) 461-2122. 내린천X-게임리조트(www.injejump.co.kr) 461-5261. 지역번호 033.

♤가는 길: 서울 →팔당 →양평 →44번 국도 →홍천 →인제. 서울 →영동고속도로 →원주 →중앙고속도로 →홍천 → 44번 국도 →인제. 동서울이나 상봉터미널에서 인제행 버스가 수시 운행한다.

♤머물 곳: 내린천변의 아웃도어패밀리(461-1659)는 숙박뿐만 아니라 카누와 카약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이고, 래프팅이 끝나는 밤골쉼터 근처의 금강초롱(463-6500)과 고사리 쉼터 쪽의 가고픈펜션포유(462-4055)는 경관이 뛰어나고 깨끗한 숙소이다. 또 기린면 진동계곡의 아침뜨락(462-2944)은 단체숙박에 적합하다.

♤먹을 곳: 피아시계곡에 토종닭 요리와 추어탕, 민물매운탕 전문 피아시매운탕(462-3334), 남전1리에 막국수와 토종닭 요리, 손두부 전문 목련식당(463-6335), 황토오리구이와 민물매운탕 전문 황가네황토오리구이(463-6478), 인제읍에 산채정식 전문 한국관(461-2139), 한우요리 전문 황토가든(461-3223) 등이 소문난 맛집이다.

♤특산물: 산이 높고 골이 깊은 인제에는 송이버섯과 각종 산나물, 토종꿀, 황태가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또한 나무와 돌로 만든 석공예는 예로부터 널리 알려졌는데 인제읍 상동리에 있는 목공예갤러리(462-8585)에서 석공예 및 목공예 장인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살 수 있다. 한편 남전리에 있는 강원참숯(463-4931)에서는 전통숯가마로 구워낸 참숯과 백탄, 목초액을 값싸게 살 수 있으며, 참숯찜질방은 서울까지 입소문이 났다.

♤기타 연락처: 인제군 문화관광과(www.injetour.net) 460-2081~4. 내린천래프팅협회 462-3444. 아르고체험장(8wd.co.kr) 463-4472·6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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