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 알뜰 구매 요령
1990년대 초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속칭 ‘로데오 거리’가 들어선 이후, 아울렛은 비 온 뒤 어린 죽순처럼 전국 각지에서 쑥쑥 컸다. 눈은 높지만 지갑은 얇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던 아울렛은 이제는 어느덧 백화점과 재래시장의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울렛에서 옷값이 싸다고 마냥 사면 오히려 낭비가 될 수 있다며 알뜰한 구매요령 몇가지를 귀띔했다. (도움말: 2001아울렛 중계점 김영준 지점장, 모즈 아울렛 곽명환 대리, 마리오 아울렛 성택암 과장)
글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사진 2001 아울렛 제공
계절의 이른 초입이 구매 적기
아울렛 매장은 한 계절이 시작하기 약 2개월 전에 옷가지를 내놓았다가 그 계절 끝물에 옷가지들을 철수한다. 이 중 값이 가장 싼 시기는 양쪽 끝 옷이 막 나왔을 때와 물러날 때다. 여름 옷가지의 경우 이르면 2월부터 짧은 옷을 내놓는 곳도 있다. 아울렛 상점끼리도 경쟁이 붙으면서 다가올 계절 옷가지들의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기 때문.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싼값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옷가지들을 골라가면서 구입할 수 있다. 계절이 끝나가는 시기도 ‘떨이’로 살 수 있는 기회. 계절의 초입 때보다는 물건의 가짓수나 질은 떨어지겠지만, 값은 이때가 더 싸다.
아울렛 매장에서도 종종 할인행사를 하는데 이때도 알뜰한 구매의 기회다. 규모가 큰 아울렛은 이웃 소비자들에게 전단을 돌리거나 광고를 내는데 이것만 꼼꼼하게 참조해도 도움이 된다.
흠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
규모가 큰 아울렛의 경우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서 싼값에 파는 경우도 있지만, 아울렛에서 파는 옷가지의 대부분은 철지난 옷들이다. 그러다보니 반품이 되거나 흠이 있는 옷이 중간에 섞여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런 옷을 살 경우, 싼값에 물건 사려다가 교환하러 다닌다고 발품만 더 들이기 십상이다. 옷을 교환하려고 해도 아울렛에서는 색상이나 크기가 빠진 옷들이 많아서 ‘바로 그 옷’으로 바꾸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옷의 바느질이나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특히 할인행사의 품목은 종종 철을 두번 이상 넘긴 옷들이므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교환·반품 규정도 매장마다 제각각이라서 사기 전에 점검하는 것이 좋다. 곳에 따라서는 교환 기간을 1주일로 한정하거나 반품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충동구매는 금물
아울렛도 천차만별이라서 값이 백화점 할인행사와 비교하면 그리 싸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반면 황송할 정도로 값이 싼 경우도 있는데, 이때가 알찬 쇼핑의 기회이지만 한편으로는 충동구매의 고비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렇게 산 물건들이 집에 돌아와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근처 아울렛에서 종종 옷을 산다는 주부 김명주(33)씨는 충동구매를 방지하려고 아예 필요한 물건만 적어놓은 ‘쇼핑 리스트’를 들고 간다고 했다. 김씨는 “아울렛 쇼핑의 핵심은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을 안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아울렛에 가기 전에 백화점이나 패션 잡지 등을 둘러보고 최근 유행을 점검하는 것도 보람찬 구매를 위한 한 방법이다. 처음 아울렛에 갈 때는 주변에 한명쯤 있는 아울렛 쇼핑의 ‘고수’와 동행하는 것도 좋다.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