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들야들 오향족발, 마무리는 굴짬뽕으로
“쫀득쫀득한 오향장에 오향족발을 곁들여 먹으면 진하고 향긋한 풍미가 일품이에요. 그런 뒤 담백한 굴짬뽕으로 마무리하면 속까지 시원해 집니다.” 타워호텔 중식당 ‘만복림’의 송수정 주방장은 서울 명동 2가 ‘일품향’의 오향족발과 굴짬뽕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선 돼지족발을 잘 손질해야 해요. 족발 껍질을 살짝 태워서 솜털까지 깨끗이 없애야 제 맛을 냅니다. 이어 오향육수에 3시간 동안 푹 삶아내요. 몇 년째 쓰고 있는 오향육수는 걸쭉해져서 오향족발의 맛과 색깔을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일품향’의 진건충 사장이 밝히는 이곳 맛의 비결이다.
오향족발을 주문하면 오향장이 함께 나온다. 까만 젤리 같은 오향장은 돼지껍질을 15시간 동안 푹 고아서 만든다. 그 동안 기름기를 없애 젤리처럼 쫀득쫀득해 진다. 오향족발과 오향장을 곁들이면 오향의 풍미와 야들야들한 족발이 잘 어우러진다. 그밖에 살코기가 많은 사태부위로 맛을 낸 오향장육과 오겹살을 삶고 튀긴 다음 청경채를 함께 넣어 쪄낸 청채삼겹살찜은 부드럽고 향긋하다.
굴짬뽕은 통통한 굴이 풍부하다. 닭육수와 굴, 배추, 쪽파, 마늘 그리고 고추만을 써서 진한국물을 우려냈다. 고추가루를 넣지 않아 국물이 뽀얗지만 고추의 매콤함이 진하지 않으면서 개운하게 뒷마무리를 해준다. 진건충 사장은 100여가지 넘는 모든 메뉴를 맛있게 요리해 낼 수 있다고 자부했다. 50여년동안 서울 북창동 소공동을 거쳐 3대째 요리하고 있는 그는 “매일 사오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하고 있고 한국사람의 입맛에 맞게 만든다”고 말했다. 오향족발 2만8천원, 오향장육 1만8천원, 청채삼겹 3만원, 굴짬뽕 6천원이다. 오향족발은 당일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 명동 중앙우체국 골목에 있으며 주차는 할 수 없다. (02)753-6928
문경옥 월간<푸드&레스토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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