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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여가

시련은 있어도 민주주의 꽃은 핀다

등록 2022-06-10 05:00수정 2022-06-10 09:00

[한겨레S] 이정용의 문화가 있는 인증사진관 2
민주는 사람이다. 제1전시실 들머리에 전시된 모자이크 사진. 우리나라 민주화과정의 작은 사진으로 엮어 만들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민주는 사람이다. 제1전시실 들머리에 전시된 모자이크 사진. 우리나라 민주화과정의 작은 사진으로 엮어 만들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 자유의 나무는 애국자와 독재자의 피로써 거듭나야 한다 .”

민주주의를 얘기할 때 많이 인용되는 미국 3 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의 명언이다 .

민주주의란 무엇일까 ? 모든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갖고 , 그 권리를 자유롭고 평등하게 행사하는 정치 방식을 말한다 . 민주주의만큼 그 의미가 다양한 말은 별로 없을 것 같다 . 각자의 관점이나 이해에 따라 민주주의란 말을 자의적으로 개념 규정하여 사용되고 있다. 가령 가장 심한 독재체제의 국가에서조차도 그 정치를 민주주의라는 말로 설명할 정도다 . 민주주의가 모든 것들을 포장할 수 있을 만큼 위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고난과 시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키려고 하는 것이고 , 세계 곳곳엔 그 과정을 기념하며 기념관들을 세운다 .

제1전시실 열사와의 예술공감의 영상 한 장면.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제1전시실 열사와의 예술공감의 영상 한 장면.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제2전시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에 학원자주화운동 당시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제2전시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에 학원자주화운동 당시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우리나라도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기념하는 곳이 있다 .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에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다 .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사업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위로함과 동시에 명예회복을 위해 시작됐다 .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2001 년 민주화운동 기념 10 대 사업으로 결정됐고, 노무현 정부 때이던 2007 년 정부의 기념공원 조성사업 희망 지자체 공모에서 이천시가 유치 의사를 밝혀 사업이 진행됐다 . 2011 년 6 월 첫 삽을 뜬 뒤 민주화운동 기념 10 대 사업으로 결정된 지 2016 년 6 월 9 일 정식 문을 열었다 .

문을 여는 데까지 걸린 15 년이라는 시간이 말해주듯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을 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기념관의 내용물을 놓고 이견이 많았다. 박정희 · 전두환 정권의 철권통치 등 과오를 부각해야 한다는 유가족과 이를 원치 않는 정부의 주장이 맞섰다 . 실제로 현재 기념관은 군사정권이 민주화운동 세력에 저지른 만행을 자세히 다루지 않았고 , 민주화운동 과정에서의 시위와 집회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사에서 전반적인 민주주의 여정을 올바로 기록했다고 보기 부족한 감이 있다 .

제1전시실 전시된 민주나무에 방문객들이 민주주의를 생각하며 쓴 메모지가 가득 붙어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제1전시실 전시된 민주나무에 방문객들이 민주주의를 생각하며 쓴 메모지가 가득 붙어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유명봉안소.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유명봉안소.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특히 민주화운동기념공원 내 민주묘역은 애초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민주열사 136 명을 이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1960 년대~ 1990 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60 명의 민주열사만이 이곳에 영면해 있다 .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불씨를 지핀 전태일 열사, 1987 년 고문치사로 사망해 그해 6 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 그리고 호헌 철폐와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 내는 큰 분수령이 된 이한열 열사를 포함한 많은 열사들의 이장은 계획에만 있고 앞으로 계획은 사실상 요원하다.

민주화기념공원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민주주의를 생각하며 남겨놓은 단어들이 전시장 벽면에 영상그래픽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민주화기념공원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민주주의를 생각하며 남겨놓은 단어들이 전시장 벽면에 영상그래픽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천/이정용 선임기자

이런 의미에서 비록 아직 미완이지만 질곡을 딛고 일어선 우리 민주주의 과정처럼 어렵게 조성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지켜내고 관심을 가질 때 진정한 의미의 ‘완성’을 이뤄낼 수 있다 . 오는 6월10일은 35 주년 6월 민주항쟁기념일이다. 다가오는 주말 가족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새롭게 새기는 나들이를 해보면 어떨까 ?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은 중부고속도로 남이천나들목을 나서면 ‘민주화운동 기념공원’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개방시간은 여름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겨울철 오전 9시 30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없다.

이천 /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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