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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을 사부대중과 함께하기 위해 스님들도 동안거를 끝내는지 모를 일이다. 삼개월간의 겨울수행인 동안거를 마치는 지난 12일 서산 마애불과 수덕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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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마애삼존불은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인다는데, 그 옛날 백제인 들이 중국으로 드나들 때 기도처로 삼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마애불상을 어떤 학자는 그 시절 평화롭던 백제민중의 얼굴을 형상화 했다고 하던데, 필자는 오히려 백제의 왕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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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가 백제시대의 문화적 수준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보다 훨씬 높다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백제의 사찰 수덕사를 찾는 이들의 발길은 말 그대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기도를 하는 이, 관광을 하는 이, 데이트를 즐기는 이, 사진을 찍는 이, 장사를 하는 이, 구걸을 하는 이,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로 만원사례인 수덕사는 이날만큼은 남대문 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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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의 여승]이라는 노래 “인적 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쇠북이 운다.”라는 가사말을 현장에서 떠올리기가 도통 쉽지 않았다. 배흘림 기둥에 맞배지붕으로 지어진 대웅전을 보고 있노라니,그래도 날이 날인지라, 뭔지 모를 경건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아마 백제의 문화적 힘이 아닐까 생념해 보았다. 만공이나 벽초 선사가 머물던 그 시절, 동안거를 끝낸 그들은 무슨 깨우침을 얻고 어떤 선행을 했을까?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돈벌이가 사찰의 유능을 가늠하는 기준인양, 입구에선 입장료를 받고, 불전함은 보살이 지키고, 기와불사는 무슨 대기업 판촉행사처럼 벌어지고, 바위에 동전던지기가 횡횡하니 영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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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엔 암자들도 많이 있으니 조용한 산사를 찾아보려거든, 평일에 가던지 아니면 산위 암자를 찾는 편이 좋을 듯 했다. 가까운 덕산에 온천도 있으니, 돌아오는 길에 들리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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