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현 엮음/역사비평사·1권 1만7000원 2권 2만3000원 ‘농촌이 도시를 포위한다’는 구호 아래 승리를 거둔 중국공산당에게 ‘신중국 건설’은 도시를 접수해 다스리는 과정이었다. 마오쩌둥 시대 사회주의 경제는 도시와 농촌을 철저히 분리한 도농 이원구조를 만들고 농촌을 착취해 산업화의 기반으로 삼았다. 공인촌, 도시인민공사 건설은 도시의 공간 변형을 통해 사회를 개조하고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이었다.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주는 철저히 억제됐다. 1970년대 말까지 도시화율은 17.9%에 머물렀다. 개혁개방은 엄청난 속도와 규모의 도시화 과정이었다. ‘사흘에 1층’을 올리는 속도로 건설된 경제특구 선전의 국제무역센터는 그 상징이었다. 1978년 개혁 이후 매년 평균 1000만명 이상의 농민이 도시로 이주해 ‘농민공’이 되었다. 시진핑 시대 중국은 ‘신형도시화’라는 새 정책을 내놓고 질적 발전을 강조하지만, ‘2등 시민’이 된 농민 출신 노동자들은 대도시에서 다시 내쫓기고 있다. 이 책은 ‘도시’라는 렌즈로 새롭게 본 중국의 과거와 현재다. 사회주의 시기와 개혁기를 다룬 두 권에, 역사학·사회학·인류학·문학 등 중국을 다양한 시각과 분야에서 연구하는 25명 학자의 연구를 ‘도시’라는 주제로 모아 중국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낸다. 구도심과 성벽 등 베이징의 역사적 경관을 보존하려 했던 수도 건설 방안이 정치적 논리에 밀려 어떻게 좌절됐는지, 당과 국가는 어떻게 사회주의 도시와 노동자 주거지를 설계했는지, 국경지대인 연변 조선족 청년들, 식민도시 홍콩인 등 ‘주변’의 경험은 어떠했는지 우리가 미쳐 보지 못했던 중국의 모습을 만나게 해준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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