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2020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코로나 팬데믹으로 각종 공연과 콘서트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음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 시대, 음악산업의 흐름은 과연 어떻게 바뀔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은 ‘온라인’과 ‘소규모’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16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뮤콘 온라인 2020’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전망을 하는 게 불가능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도 “지금 일부 아이돌 그룹에 한해 온라인 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 플랫폼이 더 개발되고 실용화되면 출구가 마련될 수 있다. 음악 종사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어떤 콘텐츠를 개발하느냐가 숙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대규모 콘서트 위주의 공연이 아니라 “음악가들이 자신의 작업실에서 열명 안팎의 소규모 팬을 모아놓고 (일상적으로) 공연을 하게 되는 시대도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상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양극화’에 대한 고민도 토로했다. 대형 기획사들은 온라인 공연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처 발굴에 나서지만, 중소 기획사 소속 가수나 인디 음악가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명 스타는 내가 언제 온라인으로 콘서트를 연다고 하면 그 정보가 수많은 사람에게 공유되지만, 인디 뮤지션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음악을 멈추지 않도록 배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뮤콘이 필요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달 2주 연속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아시아의 팝 아티스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한 것은 정말 경이로운 결과”라며 “코로나19로 모든 예술산업이 사실상 정지된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라서 더 값진 응원이 될 것 같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팝 스타, 뮤지션이 모두 기뻐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고 축하했다.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2020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올해로 9회를 맞은 뮤콘은 국내외 음악산업계의 네트워크 구축과 교류 활성화를 통해 아이돌뿐만 아니라 비주류 음악인도 국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뮤직 마켓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오는 23~26일까지 ‘코로나19 이후의 음악산업’을 주제로 국내외 연사들이 나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가는 콘퍼런스와 외국 진출을 꿈꾸는 국내 음악인들의 쇼케이스, 세계 음악 관계자들이 비즈니스와 협업 등을 논의하는 자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중국 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경쟁 매체인 미국 트릴러의 공동대표이자 레이블 ‘88라이징’의 공동창업자인 제이슨 마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 대표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이들은 각각 ‘팬데믹 이후 음악 시장의 변화와 흐름’과 ‘컬처 테크놀로지, 아이피(IP) 산업 그리고 언택트’라는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리한 음악산업 데이터 분석 기업인 차트메트릭의 조성문 대표와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코리아의 김연정 이사도 초청 연사로 참석해 각각 음악산업의 데이터 분석과 케이(K)팝 팬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온라인을 통해 케이팝의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23일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개막 축하공연에는 틴탑, 여자친구, 온앤오프, 드림캐쳐, 박문치, 가호, 이날치 등이 참여한다. 24~26일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되는 뮤콘 쇼케이스에는 핫펠트, 엠시(MC)스나이퍼, 손승연, 딕펑스, 최낙타 등을 비롯한 국내 가수, 아이돌, 밴드 70팀이 무대에 오른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