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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네오내오없이 외치는 함성…‘부마’에서 ‘광주’로 잇는다”

등록 2019-10-15 04:15수정 2023-01-09 11:13

부산에서 ‘2019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부마항쟁 40돌·국가기념일 지정 축하
9개 도시 10개 합창단 400여명 참가
내년 ‘5·18 40돌’ 광주에서 만나기로
지난 12일 부산 소향씨어터에서 열린 ‘2019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에서 한겨레 평화의 나무 합창단과 광주 1987합창단이 부마항쟁 기념곡 ‘남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지난 12일 부산 소향씨어터에서 열린 ‘2019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에서 한겨레 평화의 나무 합창단과 광주 1987합창단이 부마항쟁 기념곡 ‘남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들리는가 이 땅의 사람들아~죽은 듯 사는 일에 당당히 저항하던 그날~그날~.”(‘남도의 노래’ 중에서)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소향씨어터에서 전국 9개 도시 10개 시민합창단 400여명이 “네오내오없이 외치는 함성”으로 부른 ‘그날’은 1979년 10월16일 ‘유신의 심장을 쏜 부마항쟁’이 터진 바로 그날이다. 부마항쟁 40돌과 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념해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이 부산에서 열렸다.

2016년 6월항쟁과 촛불집회를 계기로 창단한 부산의 박종철합창단(지휘 이민환)을 비롯해 대구 평화합창단(지휘 김송희), 울산 더울림합창단(지휘 김지원), 청주 두꺼비앙상블합창단(지휘 박상현), 원주 아리아리합창단(지휘 조미옥), 서울 평화의나무 합창단(지휘 이현관)과 이소선합창단(지휘 임정현), 인천 5.3합창단(지휘 오모세), 경기 안산 416합창단(지휘 박미리), 광주 1987합창단(지휘 이형기)이 참가했다.

지난 2017년 촛불혁명 1돌을 계기로 시작한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은 3회째인 올해 처음으로 1박2일 동안 축제를 펼쳤다.

“우정과 사랑, 연대의 깊이를 더해 시대의 흐름에 도전하는 적폐의 파도를 타고 넘을 수 있는 용기를 충전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이제 닻을 올리고 ‘합창의 바다’로 다같이 노를 저어 ‘함성의 축제’를 벌입시다.”

축전의 개막을 선언한 김종세 조직위원장은 1979년 부산대 3학년(수학과)이자 공개 동아리(아카데미회) 리더로 시위를 모의했고, 그때부터 수차례 고초를 겪으며 민주화운동을 하였고,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상임이사 겸 민주공원 관장을 지냈다.

첫 날 행사의 마지막 장면은 부마항쟁 40돌 기념 창작곡인 ‘남도의 노래' 합창이 장식했다. 작사는 부마항쟁 체험시집 <10월의 구름들>을 낸 시인이자 부마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을 지낸 우무석씨가, 작곡은 가극 <금강>과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로' 작곡자인 이현관씨가 했다. 가사의 한 대목이자 축전의 표제어인 ‘네오내오없이’는 ‘너와 나를 가릴 것 없이 다 마찬가지’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올해 세번째인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은 부마항쟁 40돌 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념해 부산에서 열렸다. 9개 지역 10개 시민합창단이 ‘네오내오없이 외치는 함성’을 주제로 함께 했다. 사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올해 세번째인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은 부마항쟁 40돌 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념해 부산에서 열렸다. 9개 지역 10개 시민합창단이 ‘네오내오없이 외치는 함성’을 주제로 함께 했다. 사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노동·자유·기억·저항·용기·평화·작은 희망 등 저마다 주제를 살린 곡으로 공연을 펼친 이들은 이날 저녁 부마항쟁의 중심지였던 부산 남포동 광복로 일대에서 계엄군과 대치하며 거리 시위를 했던 그날을 기억하는 ‘상황재현 시민한마당’을 진행했다. 일반 시민들과 더불어 1천여명이 항쟁 때처럼 골목골목에서 학생·시민들이 산발적으로 구호를 외쳤던 게릴라식 시위를 다시 펼친 것이다. 초대 가수 강산에는 시민들의 환호 속에 예정 시간을 넘겨 열창을 하기도 했다.

40년 전 10월16일 부마항쟁이 시작된 부산 광복동 일대에서 12일 저녁 합창축전 참가자들과 시민들이 시위대와 계엄군의 대치 상황을 재현해보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40년 전 10월16일 부마항쟁이 시작된 부산 광복동 일대에서 12일 저녁 합창축전 참가자들과 시민들이 시위대와 계엄군의 대치 상황을 재현해보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12일 저녁 부산 광복동  시티스폿에서 열린 부마항쟁 상황재현 시민한마당 문화제에서 40년 전 부산의 대학생 등 항쟁 주역들이 무대에 올라 증언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12일 저녁 부산 광복동 시티스폿에서 열린 부마항쟁 상황재현 시민한마당 문화제에서 40년 전 부산의 대학생 등 항쟁 주역들이 무대에 올라 증언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12일 저녁 부마항쟁 상황재현 시민한마당 문화제에서 지역 극단 예감 단원들이 뮤지컬 <지워진 이름 부마>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12일 저녁 부마항쟁 상황재현 시민한마당 문화제에서 지역 극단 예감 단원들이 뮤지컬 <지워진 이름 부마>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12일 저녁 부마항쟁 상황재현 시민한마당 문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퍼포먼스팀 날다의 공중연희 ‘부마민주항쟁의 비상’. 사진 김경애 기자
12일 저녁 부마항쟁 상황재현 시민한마당 문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퍼포먼스팀 날다의 공중연희 ‘부마민주항쟁의 비상’. 사진 김경애 기자
둘째 날 합창단들은 중구 영주동 산만디 꼭대기에 자리한 부산민주공원을 다함께 답사했다. 부마항쟁 20돌인 1999년 10월16일 개관한 부산민주공원의 달팽이 통로에서 참가자들은 반유신독재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시민들의 희생과 정신을 민중가요를 부르며 기렸다.

13일 부산 영주동 민주공원을 답사한 시민합창단원들이 달팽이 통로로 불리는 복도에서 민중가요를 합창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13일 부산 영주동 민주공원을 답사한 시민합창단원들이 달팽이 통로로 불리는 복도에서 민중가요를 합창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부마항쟁 40돌 기념 ‘2019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을 총지휘한 김종세(오른쪽) 조직위원장과 내년 광주에서 5·18민중항쟁 40돌 기념 합창축전을 추진하기로 한 김상집(왼쪽) 광주전남6월항쟁 상임이사. 두 사람은 부마항쟁과 5·18항쟁을 주도한 민주동지이다. 사진 김경애 기자
부마항쟁 40돌 기념 ‘2019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을 총지휘한 김종세(오른쪽) 조직위원장과 내년 광주에서 5·18민중항쟁 40돌 기념 합창축전을 추진하기로 한 김상집(왼쪽) 광주전남6월항쟁 상임이사. 두 사람은 부마항쟁과 5·18항쟁을 주도한 민주동지이다. 사진 김경애 기자
13일 오전 12시 부산 민주공원에서 ‘2019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내년 광주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13일 오전 12시 부산 민주공원에서 ‘2019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내년 광주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이날 행사의 대미는 부산 합창축전을 총괄한 김 조직위원장이 내년 제4회 합창축전 개최지로 ‘광주’를 호명한 것이었다. 그의 부름에, 광주 1987합창단의 단원이자 5·18민중항쟁의 주역인 김상집 광주전남6월항쟁 상임이사가 화답했다.

“부마항쟁이 있었기에 광주오월항쟁이 가능했습니다. 지금껏 ‘부마’에 대한 유공자 예우가 이뤄지지 않아 늘 미안하고 안타까웠는데 오늘 국가기념일 지정을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내년 5·18항쟁 40돌도 다함께 합창으로 기념하고자 합니다. 곧 광주에서 다시 만납시다.”

참가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는 가운데 손을 맞잡은 두 동지는 ‘기억은 민주화운동의 전략적 자산이다. 가꾸지 않으면 시들고 만다’며 다음 축전을 기약했다.

부산/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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