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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클래식 공연, 듣다가 졸아도 괜찮아요

등록 2019-06-16 14:22수정 2019-06-17 09:10

최재혁이 이끄는 현대음악연주단 ‘앙상블블랭크’
오후엔 쿠션의자 ‘낮잠공연’, 저녁엔 와인 곁들여
펠드먼·쇤베르크·자작곡 ‘셀프 인 마인드’ 연주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pgdanielsong 제공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pgdanielsong 제공
“2시간 동안 공연장에 앉아있는게 불편하잖아요. 편안한 자세로 보고 싶은데 옆에서 째려보고(웃음). 관객들이 음악을 편하게 즐겼으면 해요.”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25)이 이끄는 현대음악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가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부띠크모나코에서 ‘집에서 먹고 자며 음악 듣는’ 콘셉트로 ‘앙상블블랭크 2019 서울 공연’을 갖는다. 2017년 제네바 국제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역대 최연소 1위를 한 최재혁은 현재 줄리아드 음악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앙상블블랭크는 최재혁과 줄리아드 친구들인 피아니스트 정다현, 퍼커셔니스트 이원석, 플루티스트 류지원을 주축으로 2015년에 결성했다.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재혁은 “스위스 제네바의 한 학교체육관에서 5시간짜리 공연을 본 적 있는데 매트리스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음악을 듣다가 졸기도 하는 등 자연스러웠다”면서 “앙상블블랭크 공연도 딱딱한 공연장을 벗어나 갤러리, 폐공장 등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70명 정도 들어가는 오피스텔 건물 라운지에서 전석 무료로 하루 두차례 열린다. 오후 3시 공연 제목은 ‘낮잠 공연’이다. 관객들은 특별히 공수된 빈백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음악들 듣다 졸아도 된다. 연주곡은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인 모튼 펠드먼의 ‘플루트, 퍼커션, 피아노의 무력한 대칭’이다. 최재혁은 “3시면 나른해질 시간인데 미니멀리즘을 음악에 담은 90분간의 펠드먼 곡을 편하게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녁 7시반 공연은 와인과 핑거푸드를 제공한다. 쇤베르크 연가곡 ‘달에 홀린 피에로’와 함께 최재혁의 플루트 독주곡인 ‘셀프 인 마인드 2’를 국내서 처음 들려준다. 연주가 복잡하고 몽환적인 ‘달에 홀린 피에로’는 소프라노 양희원의 노래에 맞춰 마임이스트 왕성훈씨가 피에로를 연기한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세계 초연한 ‘셀프 인 마인드 2’에 대해 최재혁은 “생각을 할 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뉴런들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그것들이 내는 소리를 상상하며 만든 곡”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음악을 대중들이 편하게 즐겼으면 한다”는 최재혁은 오는 28일 국내외에서 동시에 자신의 신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선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주축이 된 디토 페스티벌에서 ‘메시앙 그리고 최재혁’이란 주제로 그가 작곡한 3곡이 연주된다. 그중 ‘셀프 인 마인드 1’은 초연이다. 프랑스 파리에선 1976년에 창단한 현대음악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이 ‘빛의 파편’을 연주한다. ‘셀프 인 마인드’ 시리즈가 ‘생각’에 대한 고찰을 진중하게 담은 곡이라면 ‘빛의 파편’은 폭력적이면서 뒤틀린 소리들을 담아냈다.

최재혁은 “클래식이 대중음악이 아니니까 대중을 만족시키는 게 일순위는 아니다”라며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반응들이 나오는 미국의 상업음악 보다 음악을 발전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유럽의 음악색을 닮은 음악들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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