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현역 화가 김병기 화백이 10일 103살 생일날 신작전 ‘지금, 여기’ 개막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가나아트 제공
‘최고령 현역 화가’ 김병기 화백이 10일 103살 생일을 맞아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시작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새달 12일까지 열리는 <여기, 지금>(Here and Now)에서 그는 지난해와 올해 완성한 11점과 대표작 등 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2017년 12월 일년에 걸쳐 연재한 <한겨레> 회고록 ‘길을 찾아서’의 마지막회에서 약속한 자신의 말
‘이야기는 끝났어요…이제 할 일은 오늘을 그리는 거예요’를 2년만에 실제로 지킨 셈이다.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연 김 화백은 “나는 장거리 선수”라며 여전히 정정한 기백을 과시했다. 1913년생인 김환기나 1916년생 동갑내기 이중섭 등 한국 근대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친구’로만 소개하지만 “나는 몇배나 더 오랜 세월 동안 새로운 작풍을 추구하며 그림을 그려온, 지금 여기 살아 있는 화가”라는 얘기다.
요새도 송흥민의 축구 경기를 밤새 생중계로 즐긴다는 그는 “축구와 예술이 닮았다 계산하지 않고 무심코 패스하는 순간 골이 터지듯 예술도 계산을 넘어선 순간에 작품이 나온다. 그렇게 초이성적이며 감성적인 순간이 있다”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다드는 신작들을 직접 설명했다.
“추상화로 시작했지만 사실 나는 체질적으로 형상성을 떠날 수 없었다. 형상과 비형상은 동전의 앞뒷면에 불과했다”고 말한 작가는 “20세기는 양식을 만든 시대였고, 21세기는 그 양식을 파괴해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라고들 한다. 반세기씩 한국과 미국에서 살았던만큼 나는 나만의 동서융합 포스트모더니즘하려고 한다”며 끝없는 창작의 의지를 강조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사진 가나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