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의 반지’ 캐스팅 된 두 양준모
이름도 성악 전공도 같은 두 사람
오페라와 뮤지컬에서 각자 활동하다
국내 첫 바그너 연작 1부 한무대
파격적 연출과 과감한 의상 눈길
음악적 완성도 높다 평가하는 작품
국내 관객들은 어떻게 마주할까
이름도 성악 전공도 같은 두 사람
오페라와 뮤지컬에서 각자 활동하다
국내 첫 바그너 연작 1부 한무대
파격적 연출과 과감한 의상 눈길
음악적 완성도 높다 평가하는 작품
국내 관객들은 어떻게 마주할까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에서 보탄 역을 맡은 바리톤 양준모(왼쪽)와 로게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바그너 작품, 동양서도 할 수 있다
가능성 보여주고 싶어 참여했죠” 바그너가 28년에 걸쳐 완성한 4부작 <니벨룽의 반지>는 독일 유명 연출가인 아힘 프라이어가 연출을 맡았다. 다음 달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곡에 해당하는 ‘라인의 황금’은 절대반지를 둘러싸고 니벨룽족 난쟁이와 거인, 신들이 벌이는 투쟁을 다룬다. 성악가 양준모는 신들의 신인 보탄 역을, 뮤지컬 배우 양준모는 보탄의 충신이자 불의 신인 로게 역을 맡았다. 보탄은 3부까지, 로게는 1부까지 등장한다. 2000년대 초반 유럽 무대에 건너가 4부작을 모두 섭렵한 성악가 양준모는 “바그너가 고어를 쓰거나 단어를 창조해 넣어 독일인도 이해가 쉽지 않은 작품”이라면서 “동양에서도 바그너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는 “이탈리아 오페라가 뮤지컬다운 전개가 있다면 독일 오페라는 실험적인 연극 느낌이 난다”면서 “음악도 음악이지만 드라마적인 매력에 빠져 바그너 작품을 해야겠다 싶었다”며 눈을 빛냈다.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에서 보탄 역을 맡은 바리톤 양준모(왼쪽)와 로게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뮤지컬 무대서 13년만에 오페라로
실험적 연극 느낌이 바그너 매력” 동생의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성악가 양준모가 말을 보탰다. “성악은 배음을 내 홀 전체를 울리게 해요. 뮤지컬은 마이크를 쓰니 이게(소리에 대한 갈증) 채워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성악가 양준모에게도 이번 작품은 도전이다. 보탄을 ‘발퀴레’에서 해봤지만 ‘라인의 황금’에서 하는 건 처음이다. 의상과 분장도 새롭다. 지난달 공개된 <니벨룽의 반지> 리허설에선 인형극을 연상케 하는 커다란 투구형태의 마스크와 알록달록한 의상들이 공개돼 파격적인 연출을 예고했다. 성악가 양준모는 “평소 모자를 쓰고 노래하는 것도 싫어하는데 마스크는 이번에 처음 쓴다”면서 “의상도 무거워 기초 체력을 더 길러야 할 것 같아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걱정되는 건 국내 관객들이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다. 성악가 양준모는 “한국에 바그너 팬층이 많다”면서 “우리 작품을 보고 처음엔 의아하다 싶을 수도 있는데 음악적인 완성도가 높은 만큼 어색해도 편견 없이 봐달라”고 당부했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도 “세계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면서 “국내 오페라 역사에 상징적인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는 앞으로도 오페라와 뮤지컬을 병행할 계획이다. 성악 공부를 다시 하며 바리톤에서 테너로 음역대를 높인 그가 “오페라에서 음역과 상관없이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이자 바리톤인 성악가 양준모가 “그럼 나는 뭐 먹고 사냐?”며 웃었다. “나중에 듀오 콘서트를 해봐도 좋겠다”며 얘기 나누는 모습을 보니 같은 이름을 가진 형님동생을 한 무대에서 보는 일이 더 자주 있을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들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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