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시절 ‘박근혜 대통령 풍자화’를 그려 뿌린 이유로 벌금형을 받은 팝아티스트 이하(본명 이병하) 작가를 돕기 위한 그림전이 열린다.
‘국정원 국민사찰기록 정보공개청구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공동대표 곽노현 박재동)은 이하 작가와 함께 21~24일 서울 자하문로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기금 마련전’을 연다.
이하 작가는 2014년 5월과 10월 박근혜 대통령의 캐리커처와 합성 그림 등이 담긴 전단지를 제작해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5월 대법원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관리법) 위반 교사 등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됐다. 문제를 삼은 전단에는 박 대통령의 얼굴에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여주인공의 복장을 합성한 그림에 ‘WANTED, MAD GOVERNMENT’(수배 중, 정신 나간 정부·)라는 문구도 함께 적혀 있다. 이에 이 작가는 그동안 벌금형에 항의하는 뜻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경매 작품을 만들어 전국을 돌며 ‘벌금 충당 경매 퍼포먼스'를 벌여 왔다.
이하 작가에게 벌금형을 물린 ‘박근혜 대통령 풍자화’.
그는 2011년 ‘나치 이명박' 포스터를 비롯해 2012년 부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백설공주 풍자’ 포스터, 서울 연희동 일대 전두환 포스터, 2013년 서울 지하철 ‘댓글 박근혜', ‘종북 김정은' 포스터, 2014년 팽목항 세월호 추모 포스터, ‘개판 박근혜' 스티커, 2015년 ‘박근혜 퇴진' 전단 등을 제작하고, 2016년 ‘이하 아트 트럭' 전국 20여개 도시 순회전 등을 하는 등 꾸준히 활동해왔다.
박재동 대표는 “이하 작가는 예술을 통해 정치 풍자나 사회 비판 발언을 해오면서 6차례나 기소되고 불법 사찰을 받는 등 지난 보수정권 내내 탄압을 받아왔다”며 역설적으로 권력의 시비와 논란 덕분에 더 널리 알려져 작품의 소장 가치도 높아진 셈이라고 소개했다.
전시 작품은 30만원 균일가에 판매하며, 목표치를 넘은 수익금은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전시 개막행사는 21일 오후 6시에 한다. (02)737-5751.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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