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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걸크러시의 첫기억, 심장에 그려줘, 안녕

등록 2017-02-12 20:12수정 2017-02-13 10:39

원더걸스·투애니원 해체
K팝 세계진출 이끈 대표 걸그룹
원더걸스, 빌보드 메인 최초로 올라
후반기엔 자작곡으로 음악성 인정
투애니원, 소녀·섹시 이미지 넘어
파격 안무·패션으로 여성들 열광
“가끔이라도 좋아/ 나를 감싸주던 손으로 그려줘/ 그리고 아주 조금은/ 오 난 매일 그려/ 수백개의 널.” 원더걸스가 10일 0시 마지막 음원 ‘그려줘’를 발표했다. 예은과 유빈이 직접 쓴 가사에는 10년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다.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6일 “유빈과 혜림은 재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음악·연기·엠시 등 다방면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며 예은과 선미는 많은 고민 끝에 스스로의 길을 새로 개척하고자 아쉽지만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며 해체를 공식 발표했다.

투애니원의 마지막 곡 ‘안녕’.
투애니원의 마지막 곡 ‘안녕’.

“흩어져 부서진 말들은 믿지 마/ 너의 작고 작은 마음을 놓지 마/ 함께했던 약속들이 생각나/ 눈물이 흐른다 잊지 마.” 지난해 11월26일 해체를 공식 발표한 투애니원(2NE1)도 지난달 31일 ‘안녕’을 발표하며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안녕’은 미국 아이튠스에 34위로 오르며 ‘내가 제일 잘나가’보다 많이 팔렸다. ‘그려줘’도 공개되자마자 음원차트 4개 1위, 음원차트 2개 2위를 기록했다.

두 걸그룹은 음악적으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원더걸스의 ‘와이 소 론리’는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다. 원더걸스는 2016년에도 <리부트> 앨범이 최우수 팝 음반 부문 후보에 올라 2년 연속 후보가 된 유일한 걸그룹이었다. 투애니원 역시 2011년 앨범 <투 애니원>이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상을 수상했다.

원더걸스의 마지막 곡 ‘그려줘’.
원더걸스의 마지막 곡 ‘그려줘’.
한국의 두 대표 걸그룹은 세계 진출에서도 선구자가 되었다. 원더걸스의 ‘노바디’는 빌보드 메인차트(싱글 76위)에 오른 최초의 곡이었다. 투애니원은 2014년 <크러시> 앨범이 미국 ‘빌보드 200’에서 61위를 했다.

두 걸그룹은 ‘걸크러시’의 대표이기도 했다. 투애니원은 소녀스럽거나 섹시한 이미지를 넘어서는 새로운 콘셉트의 걸그룹이었다. 파격적인 안무와 패션 스타일로 여성들의 열광을 한몸에 받았다. 소녀로 시작했던 ‘원더걸스’ 역시 이후 성숙해가며 소녀들의 롤모델이 되어갔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두 걸그룹은 “한국 아이돌의 음악적, 산업적 측면에서의 터닝포인트 사례”라고 평가한다. 결국 같은 해 해체를 맞이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음악, 스타일, 그룹 서사 모든 면에서, 보수적이고 소모적인 케이팝 걸그룹 신(음악계)의 선두에서 자생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결국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두 그룹의 팬들이 기억하는 그들 최고의 순간들과 평가를 정리했다. 최고의 순간들은 디시인사이드 팬 갤러리에 의견을 요청했고, 그 댓글을 정리했다. ‘아이돌 팝 역사’에서 이들은 어떻게 기록될지에 대한 음악평론가의 의견도 모았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원더걸스(2007~2017년)

최고의 순간

○2007년 전 국민이 ‘텔 미’ 춤을 따라추다: ‘텔 미’는 원더걸스의 첫 번째 정규앨범 <더 원더 이어스>의 타이틀 곡이다. 집집마다 손을 뒤로 모으고 살랑거리고 ‘어머나’ 부분에서 뺨을 쳤다. 군인들도 교복 입은 남학생도 따라 췄다.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너도나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시시’(사용자제작물)라는 단어가 일반명사화되었다. 발표된 9월부터 석달간 한국의 모든 음악차트 정상에 올랐다.

○2012년 스티비 원더와의 유엔데이 합동공연: 미국으로 진출한 원더걸스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창설 67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 섰다. 이날 공연에는 스티비 원더, 스팅, 폴 사이먼이 함께 자리했다. 원더걸스는 스티비 원더와 함께 ‘왓 더 월드 니즈 나우 이즈 러브’(What the world needs now is love)를 불렀다.

○2015년 자작곡으로 채운 앨범으로 복귀: 많은 이들은 원더걸스의 진정한 저력을 <리부트> 앨범에서 찾는다. 소희가 연기 활동을 위해 빠지고, 솔로활동 중이던 선미가 합류하며 4명으로 재편하여 등장한 원더걸스는 악기를 들고 나타났다. 타이틀곡을 제외한 앨범의 곡들은 모두 멤버의 자작곡이었다.

○2016년 미니앨범 <와이 소 론리>의 음원차트 장악: 지난해 7월 발표한 ‘와이 소 론리’는 지난해 3분기 가장 많이 들은 음원이다. 원더걸스 멤버들은 그들을 직조한 박진영 프로듀서의 손도 벗어나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어떤 걸그룹도 걸은 적이 없는 길을 내는 순간이었다.

독보적 기록들

-연간 1위 3곡(2007년 올레뮤직 ‘텔 미’, 2008년 멜론 ‘소 핫’, 2008년 엠넷 ‘노바디’).
-2009~2012년 4년 연속 월드투어 40회 이상.

‘역사’는 어떻게 기억할까

김윤하 음악평론가: 케이팝 걸그룹의 희로애락을 모두 겪고 떠난, 아직 헤어지기엔 너무 아쉬운 그룹.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기획물로서의 아이돌의 명과 암이란 숙명을 모두 겪으며 가장 멋진 부활을 이뤄낸 존재.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소녀들, 국민 걸그룹이었다가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

이대화 음악평론가: 제2의 걸그룹 열풍의 시작.

 

#투애니원(2009~2017년)

최고의 순간

○2009년 ‘파이어’ 데뷔 무대: 투애니원은 ‘파이어’로 걸그룹으로서는 최초로 데뷔곡 1위를 차지했다. 정식 데뷔 전 빅뱅과 함께 부른 ‘롤리팝’으로 부풀었던 기대를 충족시키는 순간이었다.

○2011년 미국 <엠티브이> 신인 밴드로 선정: 투애니원은 독보적인 스타일로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넓혀나갔다. 2011년 일본에서 낸 첫 미니앨범 <놀자>는 오리콘 주간 앨범차트 1위에 올랐고, <엠티브이> ‘월드뮤직 채널’의 ‘2011년 최고 신인 밴드’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공연을 했다.

○2011년 ‘내가 제일 잘나가’: ‘내가 제일 잘나가’는 두 번째 싱글이다. 유튜브에서 개최한 이 노래 댄스 콘테스트에는 4만여명의 댄스팀이 참가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광고 음악으로도 쓰였고, 최근 1억7천만뷰를 돌파했다.

○2015년 다시 네 명이 모이다: 박봄 사태로 완전체 활동이 중단됐던 투애니원 전 멤버가 1년4개월 만에 모두 모였다. 아시아뮤직어워드 무대에서 데뷔곡 ‘파이어’와 ‘내가 제일 잘나가’를 불러 팬들을 설레게 했다. 완전체로서는 최후의 무대가 되었다.

독보적 기록들

-2010년 첫 정규 앨범 <투 애니원> 3곡 음악방송 1위, 2집 앨범 <크러시> 5곡 음원차트 1위.

-2014년 정규 2집 <크러시> 빌보드 메인차트 앨범차트 61위, 최고 기록.

-걸그룹 최초 두 번의 월드투어, 20만 관객 동원.

‘역사’는 어떻게 기억할까

김윤하 음악평론가: ‘투애니원을 연상시킨다’는 표현은 케이팝 신의 영원한 극찬으로 남을 것.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한국 여성 아이돌의 굴레를 벗고 가장 멀리까지 나아가며 해외 케이팝 팬덤을 일으켜낸 아티스트.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2000년대 걸크러시의 발칙한 시발. 그들은 자신을 다 보여준 것일까?

이대화 음악평론가: 걸그룹 캐릭터의 확장을 가져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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