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언더독> 반려견 돌봄 시설. 킹앤아이컴퍼니 제공
뮤지컬 <더 언더독>이 열리는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 들어서면 색다른 풍경에 놀란다. 바로 공연장 입구 한편에서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있다. 공연장에 강아지라니. 제작사에서 마련한 ‘반려견 돌봄 시설’이다. <더 언더독>이 버려진 유기견의 아픔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을 꼬집는 내용인 만큼, 반려견을 기르는 관객들을 배려했다. <더 언더독> 제작사인 킹앤아이컴퍼니 쪽은 “반려견을 혼자 둘 수 없어 공연장에 올 수 없는 관객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공연 보는 동안 반려견을 맡길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1층 8열 7~11번, 9열 12~16번 좌석을 ‘반려견 돌봄석’으로 지정해 10석 한정으로 운영한다. 반응은 좋다. 반려견 돌봄석은 연일 꽉 찬다. 최근 반려견과 공연장을 찾은 이수민(36)씨는 “강아지를 밤에 혼자 두지 않아도 되고, 공연 내용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를 시행한 점도 의미있다”고 했다.
관객들을 위해 배려하는 착한 공연이 늘고 있다. 관객을 위한 서비스 외에도,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 좋은 일에 동참할 수도 있다.
2월1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연극 <주먹쥐고 치삼>은 수익금 일부를 소방관 처우 개선과 소아 화상환자들의 치료비로 기부할 예정이다. <주먹쥐고 치삼>은 화재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연극기획자 이동근 프로듀서의 자전적 삶과 소방관의 이야기를 접목한 작품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꿈을 잃지 않는 의지 등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강조한다. 이동근 프로듀서는 폭발 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어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만 30차례 했다. 목에 장치한 보조기 없이 말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화상환자가 겪게 되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소방공무원이 겪고 있는 심리적 불안의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상환자를 후원하는 베스티안재단이 주최·주관한다. <더 언더독>도 유료 티켓 1장당 사료 100g이 자동으로 기부되는 유기견 후원 프로젝트도 실시하고 있다. 프로듀서와 배우가 유기견을 입양하는 등 작품 안팎으로 유기견 보호와 입양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있다.
몇 석을 사회 복지단체와 연계하는 등 ‘객석 기부’는 공연계에서는 흔한 일이 됐다. 요즘 ‘착한 공연’은 콘셉트와 타깃이 명확해진 게 다르다. 기부를 넘어, 서비스까지 작품과 관련한 내용으로 저변을 넓힌 데는, 작품 소재가 다양해진 것과 관련있다. 킹앤아이컴퍼니 쪽은 “뮤지컬 등 창작 공연이 많아지고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무조건 소외된 이들한테 무료로 공연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착한 일도) 작품에 따라 콘셉트나 타깃이 명확해진 것 같다”고 했다. 어떤 면에서는 관객을 끌어들이고 저변을 넓히기 위한 홍보의 방편이기도 하다. 킹앤아이컴퍼니 쪽은 “자칫 주객이 전도될 수 있어 제작사 입장에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이 더 크고, 관객들도 이런 취지를 아니까 기분 좋게 참여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