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케이비에스(KBS) 아레나에서 한국 팬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는 쉬웨이저우(허위주). 여러번 “감사하다”는 말을 한 쉬웨이저우는 공연 막바지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에스엔피미디어허브 코리아 제공
“내가 살아생전 대륙을 파다니….”(한 게시판 글)
지난 25일 쉬웨이저우(허위주)가 서울 강서구 ‘케이비에스(KBS) 아레나’에서 첫 한국 공연을 했다. 티켓 3200장은 지난 1일 오픈하자마자 3분 만에 매진되었다. 2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500여명의 팬이 운집했다.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입국 장면 실시간 조회수는 1만2천건에 이르렀다.
25일 저녁 7시 콘서트가 열리기 한참 전부터 공연장 주변은 콘서트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그득했다. 선착순 입장인 스탠딩석의 줄이 길게 이어지자 오후 5시30분부터 입장이 시작되었다. 공연에서 팬들은 ‘허위주’를 연호했다. 쉬웨이저우가 노래, 댄스, 비트박스, 기타 연주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따라 팬들도 여러 이벤트를 선보였다. 그가 노래 ‘월광’을 부르자 팬들은 달 이미지를 뒤에서 플래시로 비추거나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쉬웨이저우는 중국 웹드라마 <상은>에서 주인공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퀴어물 <상은>은 중국에서는 웹드라마 검열 강화와 함께 올 2월 조기종영되었다. 하지만 인터넷에 이미 퍼진 드라마는 아시아 각국 여성들의 ‘필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해온 쉬웨이저우는 5월 <라이트> 앨범을 발매했다. 한국에서 쉬웨이저우의 인기가 감지된 것은 이때였다. 서울 건대입구 지하철역에 앨범 발매를 축하하는 광고가 걸렸다. 서울 공연이 있을 거라는 말이 돌자 공연 서포트 카페가 만들어졌다. 서포트 카페는 제작진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대형 공연장 펼침막을 준비하는 등 한국의 여느 아이돌 팬카페 버금가는 활동을 했다. 카페는 그의 생일 날짜에 맞춘 1020㎏의 쌀화환까지 준비했다.
한국 공연을 주최한 카르페디엠 쪽은 “예매 시작 10분 만에 결제까지 다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열렬한 반응에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한국과 타이 공연을 동시 기획한 에스엔피미디어허브 한국지사의 이영민 대표는 두 나라 팬의 차이를 이렇게 분석했다. “타이의 팬층(타이는 3월 <상은> 주연배우 팬미팅을 했고, 7월30일 공연이 예정돼 있다)이 넓고 젊다면, 한국 팬층은 좁고 강렬하다. 연령층도 높은 편이다.” 서울 콘서트의 예매 통계를 보면 여성이 92.8%로 압도적이다. 특히 ‘누나’가 많다. 20대 60.0%, 30대 30.7%에 10대는 4.2%다. 퀴어물인 <상은>의 소재나 배경이 한국 20~30대와 코드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웹드라마라는 새로운 플랫폼의 힘도 주목받고 있다. 이영민 대표는 “중국의 무명 배우가 순식간에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었다. 제3국이라도 20·30대 취향에 맞아떨어지면 호응이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강하다”고 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