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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서 뉴욕까지 1만㎞ ‘버스킹 여행’…“우리 노래에 미국인들 몸 들썩였죠”

등록 2016-05-12 18:54수정 2016-05-12 20:58

[인터뷰] 미국횡단 마친 ‘옥상거지’

크라우드펀딩으로 여행비 마련
“7월까지 여행정리 앨범·책 낸 뒤
공약대로 피서지 버스킹 할게요”
“손이 아파서 기타 연주를 못하게 되었을 때 열심히만 살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슴 뛰는 재밌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버스킹을 하면서 미국 횡단을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최상언(랩스틸 기타)은 지난해 봄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묻고 다녔다. “미국 안 갈래?” 여름이 되자 김정균(김거지, 보컬·기타)이 물었다. “미국 안 가?” 퍼커션 치는 이옥합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적극 섭외했고, 사진과 비디오를 찍기 위해 디자이너 김태성이 합류했다. 그렇게 ‘미국횡단 프로젝트팀 옥상거지’가 꾸려졌다. 넷은 지난 4월5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여 5월3일 뉴욕에서 출국하는 한 달간의 버스킹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가고 싶은 도시들, 옥합의 라스베이거스나 태성의 내슈빌, 제프 버클리가 익사한 멤피스 울프강을 지나가는 계획부터가 지그재그 길이었다. 호수가 보이면 꺾어서 들어가는 등 길은 수시로 바뀌었다. 달린 거리는 1만 킬로미터가 됐다. “7천 마일이라고 하죠. 이제는 마일이나 갤런이 익숙해졌어요. 돈은 원으로 세야 하지만요.”(김정균)

도시를 들르면 사람이 많지 않은 거리라도 꼭 버스킹을 했다. 출발 전 짠 세트리스트는 비틀스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닐 영의 ‘아이오와’, 스타세일러의 ‘보이 인 웨이팅’ 등 도시의 이름이 나오는 노래들과, 김정균의 ‘거기 어딘가’ 등이었다. 버스킹을 하면 미국 사람들은 몸을 가만둘 줄 몰랐다. 뉴욕에서는 세 개의 ‘댄싱팀’이 형성되었다. 어린애들의 막춤, 흑인들의 그루브, 커플의 블루스까지. 한 곡 하겠다고 마이크를 뺏어서는 돌려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랜드캐년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도 기념 삼아 노래를 불렀다. 버스킹에서 가장 많이 벌었을 때는 한번에 60불이 되었다. “기분 좋다 맛있는 거 먹자 했는데 딱 자동차를 박았죠.”

하루 걸러 하루는 자동차에서 밤을 지내는 거친 일정이었다. 주로 햄버거를 먹었다. 온갖 종류의 햄버거를 먹고 난 뒤 좋아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소녀’가 그려진 브랜드였는데 소녀가 멀리 보이면 환호성을 질렀다. “반가운 그 마음을 노래로 만들어 부를까봐요.”(김정균)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도 ‘패스트푸드 네이션’에서 몸무게는 더 불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라이브 방송 화면을 본 팬들은 “합정 메세○폴리스 아니냐, 일산 라페○타 같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한 세상’에서 미국이라고 크게 다른 건 많지는 않았다. 그것보다는 미국 여행을 다녀와 ‘여유’를 얻었다. “알게 모르게 작은 계획을 세우고 불안해했는데 자유로워졌다.”(최상언) “도전을 주저하는 보수적 성격이었는데, 이번에 이정표를 세운 것 같다.”(김태성)

7월까지 여행을 정리하는 노래를 담은 앨범과 책을 펴내고 여름에는 ‘피서지를 찾아가는 버스킹’을 할 계획이다. 올 초부터 여행비 마련을 위해 벌였던 ‘크라우드 펀딩’의 공약이다. 300만원 목표에 450만원이 걷혔다. “가제가 ‘자동차’인 노래를 여행 중에 완성했다. 그렇지만 여행은 감자튀김에 케첩 찍는 정도로만 가미될 것 같다. 안 그러면 너무 유치해지니까.”(김정균) 네명은 여행을 멈출 것 같지 않다. “칠레 종단을 할까”, “1년에 한 번은 꼭 나가자”. 여행이 끝났는데 또 떠날 계획 중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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