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승연·유준재·김중석·유경화·남주현·이지은·서현·김성미(도록 디자이너)·이세은씨.
일러스트레이터 10명 ‘치유를 위한 상상-책그림 작가전’ 화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손잡고 와서 그림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더 보기 좋네요.” 서울 서촌의 작은 한옥을 개조해 문을 연 갤러리 우물에 꼬마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개관 기념으로 열고 있는 <치유를 위한 상상-책그림 작가전>이 부모와 자녀가 같이 즐길 수 있는 드문 전시회로 입소문이 난 덕분이다.
국내 어린이책 분야에서 한창 활동 중인 30·40대 책그림 작가 10명이 처음으로 한데 모였다. 동화책의 삽화나 원화 작가로만 소개됐던 이들이 ‘교감’과 ‘치유’를 주제로 새로 창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중석·김효은·남주현·서현·소윤경·유경화·유준재·이지은·조승연·허구씨가 참여했다. “말 그대로 ‘내 안의 아이와 만나는 그림,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림’을 자유롭게 그렸어요. ‘따로 또 같이’ 해보는 첫 경험인데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어 좋네요.” 오프닝에 참석한 작가들은 관객과의 교감에 앞서 아직은 국내에서 생소한 ‘책그림’ 장르를 개척하는 동반자로서 연대감을 반겼다.
“내게 타임머신을 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과거로 돌아가 어린 나를 만나고 싶다. 가서 어린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도 하고, 나란히 걷기도 하고, 꼬옥 안아주고 싶다. 외로웠을 그 아이를…. 책그림 작가전을 보고 나오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누구나 마음속에 저마다의 어린아이가 있구나…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면서 사는구나….” 한 블로거(메리지혜)는 ‘뜻밖의 위로를 받은 전시’라고 소감을 소개해놓기도 했다.
10년 넘게 그림책 편집자로 일하며 작가들과 인연을 맺어온 갤러리 대표 이세은씨는 “아직은 책그림을 독립된 예술 장르로 여기는 인식이 부족하고 어린이책 시장마저 위축되고 있다”며 앞으로 연 2회 정도 책그림 전시를 기획해 작가들의 활동 공간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5월29일까지. (02)739-6014.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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