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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뿔피리 잠시 내려놓고, 사랑도 읊조렸다네

등록 2016-04-20 17:59수정 2016-04-21 11:21

2집 앨범 <뿔>을 낸 단편선과 선원들.
2집 앨범 <뿔>을 낸 단편선과 선원들.
단편선과 선원들 2집 ‘뿔’ 발매
23일 상상마당서 무료 공연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 위로 둔중한 북소리가 얹힌다. 바로크풍 고전미에 원시성이 더해져 있다. 시대를 알 수 없고 여기가 동북아인지 아이슬란드인지도 모호하다. 폭풍처럼 휘몰아치거나 한가롭게 풀어헤치거나 격정을 따라 목소리는 변검처럼 바뀐다. 익숙하지 않지만 강력한 매력이다.

‘이상한 조합’ 단편선과 선원들이 ‘장수’를 꿈꾸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2집 앨범 <뿔>을 공개했다. 이전 회기동 단편선으로 활동하던 단편선이 평소 부르던 노래를 합주한 앨범이 1집 <동물>이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음악방송 무대에 서기 위해 급조한 팀으로 알려졌다. 처음엔 서로 잘 모르는 채 무대에 섰고 누구는 버스에서 만나 섭외했다고 한다. 2집은 오롯이 밴드를 위해 만들어낸 곡들로 채워졌다. 두 달 동안 농가에 틀어박혀 노래를 만들었다. 단편선에 장수현(바이올린), 장도혁(퍼커션), 최우영(베이스)이 어우러지며 음악의 분위기도 풍부해졌다.

상업성도 인식하고 있다. “우영씨한테 제일 많이 들려주는 편인데 중간쯤 곡을 써서 들려주었더니 돈 버는 곡을 써오라, 했다. 생업이니 리더로서 고민이 많았다. 들었을 때 장벽이 높지는 않았으면 했다.”(단편선) “돈은 하늘이 벌게 해준다. 편선씨가 잘 쓰고, 저희가 제일 잘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결과적으로 돈을 버는 비결일 것 같다. 대중적이란 건 인기가 있으면 그냥 되는 거니까.”(최우영) “뭐라고 해도 맘대로 하면서 우리한테 왜 묻는 거야. 전시행정 같은 거지.”(장도혁) “1집에서 바이올린을 했던 (권)지영 언니의 사이키델릭함이 저에게 와서는 부드럽게 되기도 하면서 1, 2집의 성격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번 앨범에서는 각자의 개성이 잘 살아났다.”(장수현)

노래들은 개인적이면서도 지극히 정치적이다. ’그 품에 안겨 있’음의 부드러움을 노래한 ‘거인’은 신영복 선생 추모곡이기도 하고, 최우영이 생각하는 것처럼 대지의 부드러움을 노래한 환경 노래이기도 하다. ‘이상한 목’은 말 못하는 시대의 우화로 이명박 정권 시절 내놨던 노래를 다시 불렀다. ‘연애’ 역시 ‘약국에 가서 기침약을 사’며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는 일상정치의 노래이기도 하다.

발매 기념 공연은 23일 오후 4시30분 서울 케이티앤지 상상마당에서 무료로 열린다. “우리 형편이 좋은 줄 알았어요.”(단편선) “취해 있었나 봐요. 살려주세요. 왜 무료로 한다고 했지?”(장도혁) “결혼식 참석할 때 축의금에 돈 계산이 들어가면 의미가 반감되듯이, 그냥 와서 축하해주셨으면 좋겠다. 돈이 없어서 공연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들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최우영) 이들은 5월말에는 영국 브라이턴에서 열리는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페스티벌에도 참여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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