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원로 박조열 작가
연극계 원로 박조열 작가 별세
원로 극작가 박조열씨가 20일 오후 7시께 심장마비로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별세했다. 고인은 신부전증으로 투병해 왔다. 향년 86.
1930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난 박씨는 희곡 <관광지대>(1963) <토끼와 포수>(1964) <행진하는 나의 분신들>(1965) <오장군의 발톱>(1974) <주만식은 아직도 살아있는가>(1976) 등으로 한국 희곡의 새로운 양식과 영역을 개척했다.
이 가운데 전쟁의 야만성을 고발한 <오장군의 발톱>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한국전쟁 당시 최전방에서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인간적인 전쟁의 야만성과 남북분단으로 인한 비극을 고발한 수작이다. 1975년 극단 자유극장이 명동국립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준비했으나 개막 전 공연불가 판정을 받아 오랫동안 금지된 작품이 됐다. 남북 갈등이 심했던 당시 상황에서 분단과 전쟁을 비판하는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이 작품은 14년만인 1988년에야 극단 미추에 의해 공연돼 그해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희곡상,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현재 시민모금을 통해 영화로도 제작중이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동아연극상 대상 및 희곡상(1965), 대한민국 방송대상 극본상(1981), 백상예술대상(1988), 옥관문화훈장(1999) 등을 수상했다. 숭의여자전문대 문예창작과 강사, 한양대 연극영화과 강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8시. (02)3779-1918
박민희 기자, 연합뉴스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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