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원, 새 앨범 ‘엄마의 노래’ 내
어머니가 골라준 노래 재해석
직접 지은 ‘엄마의 노래’선 추억 재생
이지상도 새 앨범에 ‘울엄마’ 수록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는 마음 담아
어머니가 골라준 노래 재해석
직접 지은 ‘엄마의 노래’선 추억 재생
이지상도 새 앨범에 ‘울엄마’ 수록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는 마음 담아
“아픈 다리로 평생을 절으시며 없어도 다 사는 방법이 있단다 (…)
울엄마 울엄마 그리운 나의 하느님.” - 이지상의 ‘울엄마’ 일부 “여고 시절에 합창할 때 뛰어나게 잘하셨다더라.” 가수 권진원에게 어머니의 친구들이 전해줬다. “어머니가 흥얼거리는 걸 들어보면 또 잘하시는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이랑은 노래방도 가고 하는 모양인데, 웬일일까 어머니가 본격적으로 부르는 노래를 듣지 못했다. 권진원이 <엄마의 노래> 앨범을 냈다. “여러 곡을 골라 어머니한테 찜해달라고 부탁드렸죠. 어머니 세대의 노래를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제 딸에게 들려주는 노래예요.” 어머니 칠순 잔치 때 해드리려고 했던 걸 어머니가 일흔두살이 된 지금에야 내놓게 되었다.
기억만 없을 뿐 어머니의 ‘엄마야 누나야’ ‘세노야’가 녹아서 권진원의 노래로 흘러들었을 것이다. 앨범에는 ‘보슬비 오는 거리’ ‘사공의 노래’ 등의 옛 노래에 권진원이 지은 ‘엄마의 노래’를 보탰다. “부엌 창밖은 온통 연초록 빗소리 들려오고 (…) 엄마의 콧노래 소리 나지막이 나도 따라 불러본다.” 어머니가 식사 준비를 하던 그리운 장면을 풀었다. 전주 부분 현으로 ‘따란따란’ 하는 부분은 그네를 밀어주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노래 따라 추억이 풀려나온다. ‘가을밤’은 초등생 시절 외갓집에 보내졌던 때의 세상 가장 쓸쓸했던 느낌을 노래했다. 일주일 만에 어머니를 본 순간 얼마나 기뻤던지.
전화 인터뷰 중 어머니가 딸네를 방문하셨다. 엄마 노래 앨범 나와서 어떠냐고 딸이 대신 물었다. “너무 좋대.” 구체적으로 뭐가 제일 좋으냐고 여쭤봐 달라고 했다. “‘동심초’가 제일 좋대요. 그런데 대중들은 ‘하숙생’을 좋아할 것 같아 타이틀 곡은 ‘하숙생’으로 하는 게 낫겠대요.” 딸은 노래로 엄마에게 말을 건다. “가까운 듯하면서도 바빠서 건조해지는 게 부모 자식이잖아요. 표현하려면 쑥스러운데 제 노래가 다리가 되어서 따뜻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요.”
지난달 10년 만에 낸 5집 앨범 <그리움과 연애하다>에서 이지상은 ‘울엄마’를 노래했다. “아픈 다리로 평생을 절으시며 없어도 다 사는 방법이 있단다… 울엄마 울엄마 그리운 나의 하느님.” 어머니는 지난해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원래 지어놨던 가사를 돌아가신 그 주에 붙들고 앉아서는 완성했다. “나에게 어머니는 그대로 가난이다. 워낙 가난해서 하루하루 때우는 게 힘들었다. 생각을 해보면 더 욕심 내서 하실 것 같은데 그러지 않으셨다. 선천적 소아마비셔서 그런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낙천성이 밴 것 같다.” 3집 앨범 <위로하다, 위로받다>에 담긴 노래 ‘나의 어머니에게도 그리운 어머니가 계시다는 걸’에서 어머니는 콧노래를 부른다. “마당에 봄나물 다듬으시면서 구슬픈 소리로 들려오는 콧노래…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부르는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지난 10년간 이지상은 지진 피해를 입은 조선학교를 지원하고, 대학에서 노래 수업을 하고, 제주도 강정을 소재로 노래 ‘탄타오와 문정현’을 만들고 영상도 곁들여 유튜브에 올렸다. “시대의 사건을 노래로 만드니까 몸이 힘들더라고요. 이번에는 무난하다 싶은 졸린 노래들로 모았죠.” ‘그리움과 연애하다’는 콘서트 제목으로 2003년 썼던 것인데 ‘그리움이란 뭘까’ 골똘히 생각해보고는 앨범 제목으로 가져왔다. “가지지 못한 추억이 그리움이라면 나는 그리워할 게 너무 많아요. 요즘 없는 역사도 다 그리워해야 될 판이죠. 그런 부분들까지 포함해서 만들자, 했죠.” 이번 노래들은 자신의 속을 많이 들여다봤다. 그러면서도 ‘울엄마’는 나의 어머니 이야기 같은 보편적 울림이 있다. 눈물이 많이 날 것 같아 만들지 못했던 세월호 노래와 마찬가지로 ‘울엄마’도 콘서트에서는 부르지 못할 것 같다.
“추모곡이 스무곡 되니까 그런 공연장에 불려 다니는데 감정이 북받쳐 노래를 못 부릅니다. 좋은 가수는 아니네요.” 음력으로 1월4일은 어머니 기일이다. 울어도 되니 마음껏 부를 수도 있는 날이겠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울엄마 울엄마 그리운 나의 하느님.” - 이지상의 ‘울엄마’ 일부 “여고 시절에 합창할 때 뛰어나게 잘하셨다더라.” 가수 권진원에게 어머니의 친구들이 전해줬다. “어머니가 흥얼거리는 걸 들어보면 또 잘하시는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이랑은 노래방도 가고 하는 모양인데, 웬일일까 어머니가 본격적으로 부르는 노래를 듣지 못했다. 권진원이 <엄마의 노래> 앨범을 냈다. “여러 곡을 골라 어머니한테 찜해달라고 부탁드렸죠. 어머니 세대의 노래를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제 딸에게 들려주는 노래예요.” 어머니 칠순 잔치 때 해드리려고 했던 걸 어머니가 일흔두살이 된 지금에야 내놓게 되었다.
<엄마의 노래>
<그리움과 연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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