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화가인 백현진(왼쪽)과 기타리스트이자 영화음악감독인 방준석이 프로젝트 듀오 ‘방백’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둘은 함께 음악하며 논 시간의 결과물로 앨범 <너의 손>을 내놨다.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두 천재 뮤지션의 만남 ‘방백’ 인터뷰
1월6일 프로젝트 듀오 ‘방백’과 인터뷰를 했다. 방백에는 방준석과 백현진이 있다. 방과 백은 지난해 12월28일 <너의 손>을 발표했고 올 1월3일 세종엠씨어터에서 발매 기념 공연을 했다. 백은 먼 옛날 어어부밴드로 활동하며 음악계에 ‘아방가르드’한 충격을 주었다. 백은 2012년 영국, 2013년 독일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한 화가다. 2009년 <디 엔드>(The end)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었고 많은 영화에서 연기를 했다. 백의 어어부 시절 방은 유앤미블루였다. 방은 정확한 기타리스트이자 베테랑 영화음악감독이다. 2015년에만 최대 흥행작인 <베테랑>,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음악상 수상작 <사도>의 영화음악을 맡았다. 백의 솔로 앨범 <반성의 시간>(2008년)과 라이브 앨범 <찰라의 기초>(2011년)에 둘의 만남이 보이지만 둘은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모르게 오랫동안 노래하고 놀았다. 2014년 영화 <경주>영화음악 ‘사랑’을 발표하며 ‘방백’이라는 이름을 처음 선보였다. 영화에서 백은 여주인공(신민아)을 성추행하는 교수로도 출연했다.
베테랑 영화음악감독 방준석과
‘어어부 밴드’ 백현진 유닛 결성
작년 12월 앨범 ‘너의 손’ 발표
서영도 등 쟁쟁한 연주자들 참여 둘은 어떤 앨범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는 세월이 쌓인 사이다. “둘이서 계속 연주하던 곡들을 갖고 하루에 녹음해보자, 시뮬레이션 중에는 그런 것도 있었다.”(백) “20년이 녹아 있는 거지 뭐.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아니라.”(방) “젊은이들 소외되니 오프 더 레코드로.”(백) 백은 “둘이라는 유닛이 징그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고 했다. 곡들의 제목은 모두 두 글자로 돼 있다. 노래 가사는 둘이서 뭔가를 하는 내용이다. 둘이서 부엉이 소리를 듣고 둘이서 한강을 걷고 쓰레기 옆을 지나 식당으로 들어간다. 세찬 비가 오기도 하고 밤이기도 하다. 뜨거운 사랑 노래 같기도 하고 한량 남자들 같기도 하고 심심파적하는 여자들 같기도 하다. 앨범에는 서영도 베이스, 손성제 색소폰, 신석철 드럼, 윤석철 키보드, 고상지 반도네온, 김오키 색소폰, 림지훈 오르간, 임가진 바이올린 등 한 번에 모이기도 힘든 연주자들이 함께했고, 공연에는 재연될까 궁금할 만큼 많은 연주자들이 모였다. ‘빅밴드’는 삐죽이 들어갔다 나오며 얽히다가 어느 순간 숨이 멎게 충만해진다. 둘은 왜 앨범을 냈을까, 왜 이런 앨범을 냈을까. 둘은 말이 많았고 고민은 더 많았다. 두 글자짜리 세 개의 키워드로 중계해본다. “같이 계속 핑퐁들을 한 거다. 폼이 멋지다 그러더래도 ‘딱딱’이 돼야는 거다”
-백현진 ■ 핑퐁 둘은 먼저 앨범 만드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도(베이스 서영도) 형이 뒤풀이 와서까지 악보도 안 줬다며 그러는데, 계획했던 걸 들이미는 순간 다른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피해보자는 거였지.”(방) “같이 계속 핑퐁들을 한 거다. 형이랑 나랑이 막 치는 쪽이라면 멋대로 쳐도 무리 없는 사람들을 추린 거다. 핑퐁 폼이 멋지다 그러더래도 ‘딱딱’이 돼야는 거다.”(백) “가사가 있는 거고 노래의 기본적인 멜로디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좁혀 가려고 하지 않았다. 같이 바라보면서 추상적이지만 집요하게 잡고 갔다. 다 열고 간다고 해서 다 오케이는 아니고 막연하게나마 거기 가보면 아는 거였다. 가보고는 여기가 맞네, 체크, 체크였던 것 같다.”(방) “불특정 다수에게 유용한 물건이었으면 좋겠다”
-방준석 ■ 물건 왜 이런 앨범을 냈는지로 대화가 옮겨갔다. 방은 “이게 불특정 다수에게 유용한 물건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자체로 우리한테도 즐거운 일이고 의미가 있는 일이긴 한데, 결과물 자체도 (대중들에게) 유효할 수 있을까 많이 얘기했던 것 같다.”(방) “이야기하다가 문장으로 슬슬 만들어진 것 중 하나가 ‘복잡한 시장에 정성 들여서 물건을 만들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가능한 한 잘 사용하시면 정말 좋겠습니다’다.”(백) “가장 평범하게 되어 막 사용이 된다면”
-백현진 ■ 평범 둘은 시장에 내놓은 물건이 “평범하고 쉬웠으면” 한다고 했다. 백은 “방백 차포 다 떼고 형, 나 이런 고유명사도 떼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앨범과 뮤지션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음악만 듣고도 뭔지 알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 했다는 얘기다. “‘방백 걔네 음악 있잖아’ 이렇게 스무살짜리도 아는 평범한 무엇이 돼버리면 제일 좋겠다. 가장 평범하게 되어 막 사용이 된다면.”(백)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어어부 밴드’ 백현진 유닛 결성
작년 12월 앨범 ‘너의 손’ 발표
서영도 등 쟁쟁한 연주자들 참여 둘은 어떤 앨범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는 세월이 쌓인 사이다. “둘이서 계속 연주하던 곡들을 갖고 하루에 녹음해보자, 시뮬레이션 중에는 그런 것도 있었다.”(백) “20년이 녹아 있는 거지 뭐.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아니라.”(방) “젊은이들 소외되니 오프 더 레코드로.”(백) 백은 “둘이라는 유닛이 징그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고 했다. 곡들의 제목은 모두 두 글자로 돼 있다. 노래 가사는 둘이서 뭔가를 하는 내용이다. 둘이서 부엉이 소리를 듣고 둘이서 한강을 걷고 쓰레기 옆을 지나 식당으로 들어간다. 세찬 비가 오기도 하고 밤이기도 하다. 뜨거운 사랑 노래 같기도 하고 한량 남자들 같기도 하고 심심파적하는 여자들 같기도 하다. 앨범에는 서영도 베이스, 손성제 색소폰, 신석철 드럼, 윤석철 키보드, 고상지 반도네온, 김오키 색소폰, 림지훈 오르간, 임가진 바이올린 등 한 번에 모이기도 힘든 연주자들이 함께했고, 공연에는 재연될까 궁금할 만큼 많은 연주자들이 모였다. ‘빅밴드’는 삐죽이 들어갔다 나오며 얽히다가 어느 순간 숨이 멎게 충만해진다. 둘은 왜 앨범을 냈을까, 왜 이런 앨범을 냈을까. 둘은 말이 많았고 고민은 더 많았다. 두 글자짜리 세 개의 키워드로 중계해본다. “같이 계속 핑퐁들을 한 거다. 폼이 멋지다 그러더래도 ‘딱딱’이 돼야는 거다”
-백현진 ■ 핑퐁 둘은 먼저 앨범 만드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도(베이스 서영도) 형이 뒤풀이 와서까지 악보도 안 줬다며 그러는데, 계획했던 걸 들이미는 순간 다른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피해보자는 거였지.”(방) “같이 계속 핑퐁들을 한 거다. 형이랑 나랑이 막 치는 쪽이라면 멋대로 쳐도 무리 없는 사람들을 추린 거다. 핑퐁 폼이 멋지다 그러더래도 ‘딱딱’이 돼야는 거다.”(백) “가사가 있는 거고 노래의 기본적인 멜로디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좁혀 가려고 하지 않았다. 같이 바라보면서 추상적이지만 집요하게 잡고 갔다. 다 열고 간다고 해서 다 오케이는 아니고 막연하게나마 거기 가보면 아는 거였다. 가보고는 여기가 맞네, 체크, 체크였던 것 같다.”(방) “불특정 다수에게 유용한 물건이었으면 좋겠다”
-방준석 ■ 물건 왜 이런 앨범을 냈는지로 대화가 옮겨갔다. 방은 “이게 불특정 다수에게 유용한 물건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자체로 우리한테도 즐거운 일이고 의미가 있는 일이긴 한데, 결과물 자체도 (대중들에게) 유효할 수 있을까 많이 얘기했던 것 같다.”(방) “이야기하다가 문장으로 슬슬 만들어진 것 중 하나가 ‘복잡한 시장에 정성 들여서 물건을 만들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가능한 한 잘 사용하시면 정말 좋겠습니다’다.”(백) “가장 평범하게 되어 막 사용이 된다면”
-백현진 ■ 평범 둘은 시장에 내놓은 물건이 “평범하고 쉬웠으면” 한다고 했다. 백은 “방백 차포 다 떼고 형, 나 이런 고유명사도 떼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앨범과 뮤지션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음악만 듣고도 뭔지 알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 했다는 얘기다. “‘방백 걔네 음악 있잖아’ 이렇게 스무살짜리도 아는 평범한 무엇이 돼버리면 제일 좋겠다. 가장 평범하게 되어 막 사용이 된다면.”(백)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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