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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아이돌도 반했다, 신스팝 뮤지션 ‘여자 혁오’

등록 2016-01-05 20:29수정 2016-01-06 01:03

우효. 사진 뮤직커밸 제공
우효. 사진 뮤직커밸 제공
노래 만드는 여자 ① 우효
대중음악계에서 여성의 약진은 이전 세대와 다른 점이 두드러져 보인다. ‘홍대 여신’이라고 불리던 1세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은 ‘여성’으로서 사랑받는 점을 ‘여성’으로서의 감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 활용했다. 제2세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시선에 상관없이 자신을 뚜렷이 드러낸다. 포크로 한정되었던 활동 분야는 전방위로 넓어졌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노래 만드는 여자들’을 몇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2014년 앨범 ‘소녀감성’으로 데뷔
이듬해 정규앨범 ‘어드벤처’ 발매
전자음에 얹힌 담백한 음색 매력

대중성 등 프로듀싱 능력 뛰어나
프라이머리·더콰이엇과 협업도
“올해 가장 하고 싶은 건 공연이죠”

‘우효’를 설명하는 말은 몇 가지가 있다. 또래 아이돌 ‘에프엑스’의 크리스탈과 방탄소년단, 랩몬스터가 좋아하는 뮤지션, 한국방송(KBS) 라디오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로고송의 주인공, 그리고 ‘여자 혁오’다. 혁오와 똑같이 1993년생이고 밴드 혁오가 이름 오혁을 활용한 것과 비슷하게 우효는 자신의 이름 앞 두 글자를 땄다. 앨범 발매 시기도 비슷해서 우효는 2014년 <소녀감성>으로 데뷔해, 지난해 10월 정규앨범 <어드벤처>를 냈다.

우효는 대중적이고도 독보적인 노래 만드는 실력, 담백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특징이다. 찰랑거리는 전자 드럼비트와 다정하게 당겨주는 기타 소리에 우효의 목소리를 얹고 나면 노래는 나른하면서도 마음을 파고든다.

신스팝 뮤지션 우효는 영국 런던의 한 대학교에서 문화산업 관련 공부(Culture and the Creative Industries)를 하고 있다. 이메일 인터뷰에서 들려준 일상은 이렇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요, 아침 7~8시쯤 일어나서 밥을 해먹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다가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거나 시내로 놀러 나갑니다. 주로 혼자 영화, 공연, 전시를 보거나 책을 읽는 것으로 남는 시간을 즐기는 편입니다.”

우효에게 음악작업은 기억과 경험을 간직하기 위한 것이다. <소녀감성>이 어린 시절을 기억하기 위한 ‘타임머신’이라면 <어드벤처>는 지금 느끼는 감정과 사건을 기록한 ‘일기장’ 같다. <소녀감성>의 ‘소녀감성 100퍼센트’는 발레를 더 좋아했던 자신에게 농구를 하게 했던 오빠를 기억하고, 훈남이 농구를 할 때도 두근거리지 않는 자신을 기분 좋게 바라본다. “난 두근두근하고 그런 멍청한 짓은 안 해/ 난 순정만화 캐릭터가 아니니까.” <어드벤처>에서 ‘UTO’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떠나 모험을 나서는 이야기다. ‘UTO’는 ‘미확인 여행 물체’(Unidentified Travel Object)라는 뜻이란다. “제가 음악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여성은 자유롭고 당당하고 자주적이고, 여성이기 때문에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 앨범이 ‘화려하지 않은 느낌’으로 완성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어른스러움을 가졌다. ‘테디베어 라이지즈’에서 말하듯 “솔직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라고 시절을 객관적으로 조감하기도 한다. 그가 좋아하는 여성 뮤지션도 “꾸밈이나 허세 없이 당찬 여성 뮤지션”이다. 러시안 레드, 시나 링고, 그라임스, 모 등이다. “자극적인 매력을 어필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색깔과 에너지로 사람을 매료시킬 수 있다는 걸 이분들을 보면서 느껴요.”

전자음 기반으로 차곡차곡 음을 쌓아낸 <어드벤처>는 그의 뛰어난 프로듀싱 능력을 보여준다. 프라이머리가 편곡에 참여하고 더콰이엇이 피처링에 참여했지만, 앨범은 우효를 온전하게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우효의 감성은 팝적이고 대중적이다. ‘세계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외국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음악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이었던 단편영화 <레이트커머>의 감독인 앨버트 최는 그에게 연락해 ‘아마도 우린’(Perhaps Maybe)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비디오에서 증강현실 안경을 쓴 여성이 열심히 달리는 모습은 집안에서 안타까운 손짓을 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앨범 발매 뒤 예정했던 공연은 여름으로 연기됐다. “겨울방학이 짧아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여전히 올해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공연이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일의 음원도 계속해서 낼 생각입니다.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악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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