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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순간이 멈춘듯한 이별 장면을 떠올렸죠”

등록 2015-10-27 19:02수정 2015-10-27 21:53

고 김광석 유작 가사 뽑힌 이지혜씨
이지혜씨
이지혜씨
가요계의 실력자 가수 성시경, 작사·작곡가이자 가수 심현보, 작곡가·프로듀서·가수 정재일씨가 그를 위해 ‘들러리’를 섰다. 두 달간 일정을 빼놓고 기다렸다. 드디어 나타난 주인공은 이지혜(32)씨다. 그를 기다린 사람이 한 명 더 있겠다. 소감은 듣지 못했지만 고 김광석이다.

20년 전 우리 곁을 떠난 가객 김광석이 남긴 작곡 메모에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정씨가 메모에 살을 붙여 곡을 완성했고 성씨가 허밍으로 노래를 불렀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노래에 붙일 가사 공모에 나섰다. 성·심·정씨 3명의 심사위원이 1주·2주·3주차별로, 소절별로 가사를 심사했다. 모두 1만3743편의 응모작 중 최종 선정된 ‘그런 걸까’의 이씨를 26일 만났다. 이씨는 한번도 작사를 해본 적 없는 번역 프리랜서다.

“한낮의 소란이 저물듯 스쳐가고 아무 말 못한 채 멈춘 우리 둘 // 주머니 속에 꽉 쥔 나의 두 손도 힘없이 떨어진 네 손도 이젠 // 어둠이 내 앞에 지친 듯 내려앉아 그제야 눈물이 흐른 걸 알았지. 고요해진 거리, 눈물 속에 잠기네.”

이씨는 맨 처음 허밍을 들었을 때 쓸쓸한 거리가 떠올랐다.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았던 그 거리였다. “(이별) 장면 속에 있었을 때는 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찰나의 시간이 잊히지 않는다.”

심씨는 “가사를 쓸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스쳐 지나가는 무엇을 잡아내고 상상하는 것인데 ‘그런 걸까’는 그 순간을 잘 표현해냈다”고 말했다. 정씨는 곡에 맞춤한 가사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씨는 “응모 가사도 많고 좋은 글도 많았지만 ‘완성되었다’ 할 수 있는 건 이뿐이었다. 들어가고 나가고 곡이 진행하는 포인트에 맞게 써줬다. 그래서 노래에 안 붙는 부분이 있으면 부드럽게 조사 등을 바꾸려 했는데 그대로 갔다”고 했다.

음원은 30일 공개된다. 당선자는 상금은 없이 노래의 작사가로서 음원 수익을 받게 된다. 이 ‘연결의 신곡 발표’ 프로젝트를 주관한 에스케이(SK)텔레콤은 그밖의 수익금을 공익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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