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교동 댄서스 라운지에서 공연 기획안을 논의중인 오후의 예술공방 회원들. 맨 왼쪽부터 안무 담당 김지정·손나예씨.
[짬]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무용공연
오후의 예술공방 회원들
오후의 예술공방 회원들
독서모임 퉁해 주제의식 찾고 공유
첫 공연으로 ‘팽목의 자장가’ 기획 안산·팽목항 답사도 하며 공감 노력
소셜펀딩 통해 기금 모아 전달 예정
“유가족들에게 ‘잊지 않겠다’는 다짐” 이들과의 첫 만남은 지난 5일 서울 서교동 풀꽃평화연구소 건물 3층에 자리한 댄서스 라운지에서 이뤄졌다. 오후의 예술공방 회원들의 공부방이자 연습실이다. 공연을 하기에는 좁아 보이는 공간이다. 실제로 입장 가능한 관객은 최대 50명 안팎이라고 한다. “사실 공간 규모만큼이나 소박한 공연이에요. 다만,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우리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좀더 많은 사람이 함께 기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유가족들에게도 알리고 ‘소셜 크라우드펀딩’도 하기로 했어요.” 예술공방의 대표인 천샘(39)씨와 권지영씨, 총연출 담당인 여행작가 채미정씨 등 3명은 지난주 안산과 진도 팽목항을 직접 찾아가 가족들을 만나고 왔다. “공연 취지를 말씀드리고 포스터를 전했어요. 가족들 몇분이라도 공연을 함께 해주셨으면 해서 초대도 했구요.” 규모는 비록 소박할 수도 있지만, ‘예술과 사회의 접목’이라는 이들이 모인 뜻과 지금껏 노력해온 과정은 예사롭지가 않다. “현대무용이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보니 이론보다는 실기, 몸을 단련하고 테크닉을 익히는 데 치중하잖아요? 심지어 무용학 박사 논문조차도 이론서라기보다는 춤 동작을 예시하거나 분석한 도형이 대부분이니까요. 상대적으로 철학이나 인류학 같은 인간에 대한 이해, 역사나 사회문제 같은 현실에 관심이 부족하다는 ‘갈증’이 있었죠. 그래서 ‘책을 읽자’, 인문학적 소양과 견문을 넓히는 독서모임부터 시작했어요.” ‘초경량 지식 투척 프로젝트’로 이름지은 이들의 독서모임은 2013년 8월 매월 1회 3명씩 발제를 하는 방식으로 시작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물론 ‘무용’이지만, 절반 정도는 다른 전공이나 다른 길을 돌고 돌아 뒤늦게 무용의 세계로 들어온 특징도 있다. 어릴 때부터 몇몇 대가들과 연결된 도제 시스템 속에서 자라는 우리 무용계에서는 ‘아웃사이더’로 분류되는 이력의 소유자들이 많은 셈이다.
지난 주말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가 가족들에게 ‘팽목의 자장가’ 공연 포스터를 전달한 대표 천샘(왼쪽)씨와 회원 권지영씨.
연재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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