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 방기순(47)씨
후원무대 서는 민중가수 방기순씨
1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서
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과 협연
수익금은 간암 투병 강씨에 지원
1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서
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과 협연
수익금은 간암 투병 강씨에 지원
“지난 2월 재심에서 23년 만에 무죄 판결이 났지만 그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검찰의 즉각 항고를 받은 대법원에서 언제 최종 판결을 내릴지 기약조차 없습니다. 그런데다 간암 투병은 날로 힘겨워져 하루가 급한 상황입니다. 그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응원의 노래를 불러주고 싶습니다.”
오는 10일 저녁 7시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중강당에서 ‘강기훈을 기억하는 음악회’가 열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소장 정진우 목사)가 마련한 이날 공연에는 최근 솔로로 활동을 재개한 민중가수 방기순(47·사진)씨가 시민합창단인 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지휘 김준범)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공연 수익금은 투병중인 강씨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는 강씨와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은 없다. 하지만 이른바 ‘김기철씨 유서 대필 사건’으로 누명을 쓴 채 옥고까지 치러야 했던 강씨의 억울한 투쟁사는 민주화운동 세대 모두에게 풀어야 할 과제였고, 1987년 대학 시절부터 기독교청년단체 회원으로 노래운동을 해온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진보적 성향의 기독교장로회청년연합(기청)의 추천으로 류형선 음악감독이 이끈 시시엠(CCM) 중창단 ‘새하늘 새땅’에서 92년부터 활동했어요. 기존 보수교단의 천편일률적인 찬양가 대신 정의·평화·창조·질서(JPIC)의 노랫말을 담은 순수 창작곡을 보급하는 노래운동 단체였죠.”
1989년 북한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투옥된 문익환 목사를 지지하고자 90년 가을 열린 통일음악회에서 맨 처음 불렀던 ‘그대 오르는 언덕’이 대표적이다. 문 목사의 방북을 기념하는 헌정곡으로 류 감독이 만든 이 곡은 지금껏 문 목사 추모곡으로 자주 불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방씨에겐 개인적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새하늘 새땅’이 해체된 뒤 2004년 노래운동을 함께해온 김영남·신현정씨와 여성 트리오 ‘소풍 가는 날’을 결성해 첫 음반 <꽃피는 나무의 여행>을 내고 2010년대 초까지 활동했다. 그사이 결혼해 아이도 낳은 방씨 자신은 물론이고 민주화 세대 대부분이 차츰 생활인으로 안주해가면서 연주 활동도 시들해졌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혼자 서야 하는 무대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솔로’가 됐네요.” 그동안 크고 작은 후원공연에 참여를 해온 그이지만, 솔로 가수로서 홀로 무대를 이끄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그는 차일피일 미뤄왔던 단독 음반 발매 작업도 이번 공연을 계기로 서두를 작정이다.
인권센터의 정진우 소장(서울제일교회 담임목사)은 “강씨는 현재 일본에서 대체의학 치료중인데 워낙 도움 받는 것을 꺼리는 성격이어서 정확한 상태는 알지 못하지만 얼마나 힘들지 짐작할 수는 있다”며 경제적 후원과 더불어 대법원 최종 판결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음악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에도 ‘강기훈의 쾌유와 재심 개시 촉구를 위한 모임’에서 후원음악회 등을 통해 여론을 일으켜 3년째 대법원에 묶여 있던 재심 결정을 끌어낸 적이 있다. 후원계좌 100-010-127460(신한은행·한국기독교연합사업유지재단)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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