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잡종…‘재즈트로니카’ 나윤선 세번째 앨범
즐거운 잡종…‘재즈트로니카’
재즈 보컬 나윤선(36)이 맞나? 9월 초께 발매될 앨범 <나윤선과 리프렉토리>는 일렉트로니카다. 그의 날아갈 듯한 스캣(‘답다라’ 처럼 뜻 없는 음절을 이어 부르는 노래)은 잠시 잊어도 좋다. 대신 낮게 읊조리는 ‘나윤선식 랩’에 놀랄 준비를 해야 한다. 힙합과 펑크 리듬 등을 아우르는 전자음을 타며 꿈꾸는 듯 흔들려 볼만 하다.
프랑스 2인조와 함께
힙합·펑크 녹여내
재즈 보컬의 ‘읊조림’ 랩
장르 경계 위에서 춤춘다 프랑수와 블랑코 등 프랑스인 2인조 그룹 ‘리프렉토리’의 첫 앨범이기도 하다. 이 녹음에 참여해 그는 ‘나윤선 다움’의 영역을 확장했다. 모두 11곡 가운데 6곡에 목소리를 담았다. “일렉트로니카와 재즈적인 색깔이 섞여있어요. 음반에는 재즈의 즉흥성이 많이 들어있지 않지만, 라이브에서는 반복되는 흐름을 타며 악기들의 즉흥적 대화가 이뤄질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해왔던 음악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리프렉토리와 함께 한 공연에선 모든 관객이 춤 추죠.” “마음 속에 끊임없이, 이유 없이 솟아오르는 질투를 노래한” ‘탕고 드 셀로스(질투의 탱고)’는 그가 특히 애착을 가지는 곡이다. “랩을 처음 해봐서 그럴 거예요. 고생했거든요.” 매력적인 당김음이 반복되며 중독성을 발산한다. 그의 중얼거림은 영롱하고 콧소리는 경쾌하다. 힙합의 스크래치(엘피를 손으로 문질러 내는 소리)도 끌어들인 ‘러브 어페어’에서는 저음의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이런 흐느적거리는 정서는 ‘이요 쏠로 끼에로(나는 단지 원한다)’에도 이어진다. 이 곡에서 “너로부터 자유로워져 행복해지기를”이라고 노래하는 그의 가성엔 애잔함이 묻어있다. 팽팽하게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노래들에서는 나윤선의 고음이 빛을 발한다. 부다페스트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코인시던스(우연)’에서는 가늘게 떨리며 날아오르는 음색이 마음을 울린다. “전쟁과 폭력, 그 상처로부터 벗어나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싶다”(페더 웨이트)라는 노랫말은 록 기타와 그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뭉툭해진 감수성을 깨운다.
프랑스에서 먼저 이름을 날리고, 2000년 한국에서 발매한 첫 앨범 <르플레(반영)>를 1만장 팔아치우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각 앨범마다 독특한 색깔을 입혀왔다. 특히 지난 해 나온 앨범 <소 아이 엠>에서 재즈라고 단답식으로 말하기엔 낯설고 신비한 영역을 탐험했다. “그때 그때 주어지는 작업, 새롭게 만나는 음악인들…. 다양한 영향에 이끌려 새로운 음악 세계로 향하는 거겠죠. 지금은 브라질의 건축가 오스카 니에메이에 작품을 주제로 프랑스 기타리스트 올리비에 오드와 듀엣 작업을 하고 있어요. 독일 피아니스트 프랑크 뵈스테와도 앨범을 준비하고 있고요. 그 다음이요? 글쎄요. 사실은 저도 궁금해요.” 현재 프랑스에서 “작곡하고 연습하고 심심하면 주로 걷는다”는 그를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오는 9월2일~4일 ‘나윤선퀸텟’은 경기도 가평에서 열리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첫번째 무대에 오른다. “<소 아이 엠> 음반에 실린 곡들을 주로 들려드릴 거예요.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연습 중인데 12월 한국 순회공연 때 선보이려고요.”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자라섬국제페스티벌 제공.
힙합·펑크 녹여내
재즈 보컬의 ‘읊조림’ 랩
장르 경계 위에서 춤춘다 프랑수와 블랑코 등 프랑스인 2인조 그룹 ‘리프렉토리’의 첫 앨범이기도 하다. 이 녹음에 참여해 그는 ‘나윤선 다움’의 영역을 확장했다. 모두 11곡 가운데 6곡에 목소리를 담았다. “일렉트로니카와 재즈적인 색깔이 섞여있어요. 음반에는 재즈의 즉흥성이 많이 들어있지 않지만, 라이브에서는 반복되는 흐름을 타며 악기들의 즉흥적 대화가 이뤄질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해왔던 음악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리프렉토리와 함께 한 공연에선 모든 관객이 춤 추죠.” “마음 속에 끊임없이, 이유 없이 솟아오르는 질투를 노래한” ‘탕고 드 셀로스(질투의 탱고)’는 그가 특히 애착을 가지는 곡이다. “랩을 처음 해봐서 그럴 거예요. 고생했거든요.” 매력적인 당김음이 반복되며 중독성을 발산한다. 그의 중얼거림은 영롱하고 콧소리는 경쾌하다. 힙합의 스크래치(엘피를 손으로 문질러 내는 소리)도 끌어들인 ‘러브 어페어’에서는 저음의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이런 흐느적거리는 정서는 ‘이요 쏠로 끼에로(나는 단지 원한다)’에도 이어진다. 이 곡에서 “너로부터 자유로워져 행복해지기를”이라고 노래하는 그의 가성엔 애잔함이 묻어있다. 팽팽하게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노래들에서는 나윤선의 고음이 빛을 발한다. 부다페스트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코인시던스(우연)’에서는 가늘게 떨리며 날아오르는 음색이 마음을 울린다. “전쟁과 폭력, 그 상처로부터 벗어나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싶다”(페더 웨이트)라는 노랫말은 록 기타와 그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뭉툭해진 감수성을 깨운다.
즐거운 잡종…‘재즈트로니카’ 나윤선 세번째 앨범
프랑스에서 먼저 이름을 날리고, 2000년 한국에서 발매한 첫 앨범 <르플레(반영)>를 1만장 팔아치우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각 앨범마다 독특한 색깔을 입혀왔다. 특히 지난 해 나온 앨범 <소 아이 엠>에서 재즈라고 단답식으로 말하기엔 낯설고 신비한 영역을 탐험했다. “그때 그때 주어지는 작업, 새롭게 만나는 음악인들…. 다양한 영향에 이끌려 새로운 음악 세계로 향하는 거겠죠. 지금은 브라질의 건축가 오스카 니에메이에 작품을 주제로 프랑스 기타리스트 올리비에 오드와 듀엣 작업을 하고 있어요. 독일 피아니스트 프랑크 뵈스테와도 앨범을 준비하고 있고요. 그 다음이요? 글쎄요. 사실은 저도 궁금해요.” 현재 프랑스에서 “작곡하고 연습하고 심심하면 주로 걷는다”는 그를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오는 9월2일~4일 ‘나윤선퀸텟’은 경기도 가평에서 열리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첫번째 무대에 오른다. “<소 아이 엠> 음반에 실린 곡들을 주로 들려드릴 거예요.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연습 중인데 12월 한국 순회공연 때 선보이려고요.”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자라섬국제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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