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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요제 폐지 소식에 누리꾼들 “안타깝다”

등록 2013-07-02 17:07수정 2013-07-02 20:17

2010년 대학가요제의 한 장면
2010년 대학가요제의 한 장면
“대학문화 사라진 상황에서 끝내…” 착잡
“언제부터 목적이 스타 배출” 방송국 질타도
신해철, 전람회, 공일오비, 심수봉 등 많은 스타를 배출한 <문화방송>(MBC)의 대학가요제가 36년만에 막을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저조한 시청률과 대중문화 지형의 변화로 인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온 대학가요제였지만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다.

사실 대학가요제는 1993년 ‘전람회’이후로 이렇다 할 스타를 배출해내지 못한 상태였다.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연말 시청률 특수를 누렸던 방송도 점점 시기를 당겨 최근에는 11월에 방송을 하기 시작했고, 심사 논란 등 부정적 뉴스가 더 많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2006년에는 재즈밴드 ‘뮤즈 그레인’이 수상에서 탈락하면서 대중들의 집단적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후 뮤즈그레인에겐 ‘대학가요제 무관의 제왕’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였다.

대학가요제 폐지는 대학문화의 쇠퇴와도 맞물린다. 대학가요제는 독재정권 시절 ‘운동’으로는 풀 수 없는 갈증을 노래로 승화시켜 많은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초반의 대상 곡들이 대부분 포크 음악인 것도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댄스음악의 도래, 1997년 구제금융 사태 등 굵직한 사회적 격변을 겪으며 대학가요제는 점차 대학의 문화가 아닌 ‘상업성’을 전면에 배치하게 된다. 하지만 되레 상업적 접근이 대학가요제의 ‘존재의 의미’를 잃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고유한 대학문화라는 게 사라진 상황에서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던 프로그램이었죠. 최근엔 참가팀보다 초대 가수들이 주인공 대접을 받는 기형적인 무대가 몇년째 이어지기도 했구요. 끝내 이렇게 막을 내리네요.”라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애초 방향을 잃고 시청률이라는 줄위에서 갈팡질팡하던 방송국을 질타하는 의견도 있다. 트위터 이용자 dearxxx는 “대학가요제가 언제부터 목적이 스타 배출이었지? 그럼 케이이팝스타랑 별반 다를 게 없는 거잖아”라고 꼬집었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데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눈에 띈다. 트위터 이용자 Moonxxx는 “대학가요제가 없어진다는 건 대학가요제를 추억으로 간직한 많은 이들에게 섭섭한 뉴스. 그렇지만 대학가요 참가자들의 참신함이 예전만 못한점도 분명히 있고. 그 배경에는 대학생활의 낭만이 사라진 각박한 21세기 학번들의 대학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며 낭만이 사라진 대학의 현실을 언급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대학가요제‘의 초대 사회자인 이수만, 명현숙씨가 지난 77년 제1회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대학가요제‘의 초대 사회자인 이수만, 명현숙씨가 지난 77년 제1회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서 ‘나 어떡해‘ 블러 대상을 받은 샌드 페블즈. 한겨레 자료사진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서 ‘나 어떡해‘ 블러 대상을 받은 샌드 페블즈. 한겨레 자료사진

제 1회 대학가요제 음반 표지. 한겨레 자료사진
제 1회 대학가요제 음반 표지. 한겨레 자료사진


‘MBC 대학가요제’ 올해 폐지…36년만에 역사 속으로

아이돌 활약·오디션프로그램 인기에 밀려나

77년 시작 이후 심수봉, 배철수 등 스타 배출

‘제2의 심수봉’은 이제 없다. 심수봉·배철수·신해철 등 신인 가수들의 등용문이었던 <문화방송>(MBC)의 <대학가요제>가 3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문화방송은 2일 “지난해 36회를 마지막으로, 올해부터 대학가요제 행사를 열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스타 케이>, <케이팝스타>,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스타 발굴이 이뤄지지 못했고, 시청률까지 저조해 내린 결정이다. 지난해 11월 대학가요제 본선 1·2부 시청률은 1.8%에 그쳤다.

1977년 시작된 대학가요제는 최고의 대학생 음악 축제로 큰 인기와 문화적 영향력을 누렸다. 서울대생들의 그룹 샌드페블즈가 ‘나 어떡해’로 1회 대상을 탔고, ‘내가’(1979년 명지대 김학래·임철우), ‘바다에 누워’(85년 동의대 높은음자리),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86년 외국어대 유열), ‘사랑이란 건’(89년 경성대 전유나) 등의 명곡이 쏟아졌다. 1978년에 ‘그때 그 사람’을 부른 심수봉은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대학가요제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꼽힌다. 그러나 1990년대에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활성화돼 가요계 진출 경로가 다양해졌고, 2000년대 후반에는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생겨 대학가요제의 입지가 좁아졌다. 문화방송은 2001년 강변가요제도 폐지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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