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서희(26)씨
19일 ‘지젤’ 공연 ABT 수석무용수 서희
입단 7년만에 승급 “깜짝 놀라”
발목 인대 부상 등 시련 겪기도
입단 7년만에 승급 “깜짝 놀라”
발목 인대 부상 등 시련 겪기도
“커튼이 내려가고 나면 ‘더 열심히 할걸’ 하고 항상 아쉬워요.”
모두가 박수를 쳐도 자신은 늘 모자란다고 느낀다. 거의 매일 “마음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아” 화가 난다. 최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국립발레단 격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가 된 발레리나 서희(26·사진)씨.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의 최고 무용수 자리에 오른 그이지만, 아직도 발레를 갓 시작한 악바리 학생처럼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듯하다.
18~22일 열리는 <지젤> 내한공연에서 지젤 역으로 모국 관객과 처음 만나는 서희씨를 18일 공연장인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났다. 그는 수석무용수 승급을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일”이라며 겸손해했다. “발레단 전체 미팅이 있는 날이었는데, 케빈 매켄지 예술감독이 갑자기 개별 면담을 하자면서 승급 소식을 전했어요. 깜짝 놀랐죠.”
2005년 수습 단원으로 이 발레단에 입단한 지 7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2006년 ‘코르드발레’(솔로를 추지 않는 무용수 집단)로 정식 단원이 된 뒤 2010년 독무를 출 수 있는 솔리스트로 승급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솔리스트 2년 만에 수석무용수 자리에 올랐다. 이 발레단 남녀 수석무용수 17명 중 유일한 동양인이다. 한국 공연을 앞두고 예고 없이 이뤄진 ‘깜짝 승진’이었다.
그의 승승장구에 모두들 찬사를 보내지만 자신은 “발레를 그만두고 싶다고 종종 생각”했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발레를 시작해 중학교 때 유학을 떠나 미국 워싱턴 키로프발레학교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존크랑코발레학교에서 발레를 배웠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에서) 군무진이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춤출 기회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뒤에서 줄을 서는 역할 하나를 맡기까지도 몇 년이 걸렸거든요.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채로 발레를 계속해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든 점이었어요.”
그는 간절히 바라던 솔리스트가 되고 나서는 “다양한 기회를 얻어서 늘 기뻤다”고 한다. “지금이야 지난 2년의 솔리스트 시절을 즐겁게 추억할 수 있지만, 사실은 부상 때문에 힘든 시간”이었다. 2010년 <호두까기 인형> 연습 도중 발목 인대가 끊어지면서 넉달 남짓 동안 춤을 추지 못했다.
“병원에서 처음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고, 재활 기간도 1년이 걸린다고 했어요. 내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데 대해 스스로에게 화가 나긴 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재활을 하려고 했고 그래서인지 더 빨리 나았어요. 다행히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됐고요.”
1992년부터 아메리칸발레시어터를 이끌어온 매켄지 예술감독은 18일 “서희는 타고난 신체 조건도 우수하지만, 고전 작품에 걸맞은 감성적인 표현력을 지녔다”며 “특별한 재능을 이미 입증했기에 자연스럽게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희의 감성적인 면모는 특히 <지젤>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미 뉴욕 무대에서 ‘지젤’ 역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서씨가 한국 관객 앞에서 ‘지젤’이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들의 궁금증과 기대를 알기 때문에 많이 떨리죠.” 그는 이번 <지젤> 8회 공연 가운데 19일 저녁 7시30분, 21일 오후 2시30분, 22일 저녁 7시30분 공연에 출연한다.
글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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