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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사진 속에 어린 시절 내 모습이 있네요”

등록 2011-01-11 15:10

40년전 자신의 젊은 시절을 되돌아 보면서 즐거워하는 르베트르씨 부부
40년전 자신의 젊은 시절을 되돌아 보면서 즐거워하는 르베트르씨 부부
〈델피르와 친구들〉사진전을 찾은 외국인들
“와우! 저 차는 우리가 신혼때 몰던 차예요.”

백발의 신사는 연신 재잘거리는 부인의 환호성에 맞장구를 쳐준다.

“저 차는 드골대통령이 타던 차인데, 정말 고급스러웠어요.”

‘세계 최고사진의 만남,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

지난 10일 주말을 맞아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을 찾아와 사진의 깊은 맛을 만끽하는 수천명의 인파 중에는 외국인들도 쉽게 눈에 띈다.

그중에는 유난히 서울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이 많다.

백발의 신사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제조업체의 한국지사에 근무하는 알랭 르베르트(62)로 한국 근무한지는 2년째.

대학시절 공학을 전공했으나 미술 등 예술에 관심이 많아 주말마다 전시회를 찾아 다니는 그는 이 사진전에 와서 젊은 시절로 시간 이동하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서울의 프랑스인 집단 거주 마을인 서래마을에서 온 벨링트씨 가족
서울의 프랑스인 집단 거주 마을인 서래마을에서 온 벨링트씨 가족

프랑스 국적의 로베르 델피르가 만든 광고사진에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상품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40년전인 1970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업체인 시에트로앵이 만든 소형차와 중형차는 델피르가 만든 광고 탓에 프랑스의 국민차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혼시절을 파리에서 보낸 르베르트씨 부부는 한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당시 광고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껏 들뜬 기분에 휩싸인 것이다.

르베르트씨는 “전시돼 있는 사진 전문 잡지(누벨 옵세르바테르)는 대학시절 사진이 좋아 파리 시내 서점에서 사 보던 것”이라며 반색했다.

서울에서 프랑스인이 몰려 사는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에서 온 찰스 벨렝트(43)씨는 부인과 함께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가족 4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된 사진에서 18년전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디바인씨
전시된 사진에서 18년전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디바인씨

벨렝트씨는 “전시된 사진 작품들도 좋지만 사진에 관련된 영화를 볼 수 있어 알찬 시간을 보냈다”고 만족해 했다.

아일랜드에서 6달전에 한국에 온 베리 디바인(30)씨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 그대로 표현된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두 번째 부인인 마르틴 프랭크가 지난 1993년에 더블린에서 찍어 이번에 전시된 사진은 더블린의 교외에 불에 탄 승용차가 쌓여 있고 어린아이들이 그 위에서 뛰어 노는 장면을 담고 있다.

한국에 와서 학원 영어 강사를 하고 있는 디바인씨가 함께 전시장에 온 외국인 강사들에게 신이 나게 사진 설명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바로 그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디바인씨는 “당시 아일랜드 젊은이들은 도심에서 남의 차를 훔쳐 고속도로로 몰고 나와 실컷 탄 뒤 불 태우는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나같은 어린이들은 그렇게 버려진 차들을 올라타며 놀았다”고 설명했다.

비록 사진 속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어린 시절을 그대로 되돌아 볼 수 있었기에 기록 사진이 주는 의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은 지난 주말에 하루 2천명 이상이 몰리는 등 엄동 설한에도 사진 동호인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장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선 관람객들
전시장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선 관람객들

글.사진/이길우 사업국장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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