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씨
[하니스페셜] 호주 한겨레 포토워크숍/
단둘의 순간 본능에 맡겼다
단둘의 순간 본능에 맡겼다
우수작 당선소감-김문기씨
이렇게 상을 받게 되니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 부끄럽기도 합니다. 30여 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남은 삶의 취미생활로 꽃과 풍경사진 찍는 사진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타게 될 줄 몰랐습니다. 처음 산 카메라의 복잡한 조작법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사진촬영의 기본적 기술도 익히려고 한겨레문화센터의 사진 기초반 강좌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배운 기술로 꽃과 풍경사진을 열심히 찍었습니다. 그러던 중 좀 더 나은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들어 ‘곽윤섭 기자의 테마가 담긴 사진 찍기’ 강좌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아름답고 쨍한 사진을 찍으려고 하지 말고, 사진에 테마를 정하고 자신의 표현방식으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곽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 사진이 어렵고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은 60대 중반을 넘긴 저에겐 생소하고, 감당하기 힘든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매주 숙제로 발표하는 테마사진의 리뷰를 통해서 단련이 되고 점차 익숙해지면서 사진도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사진에 대한 욕심도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동료수강자와 경쟁의식도 생기고, 사진에 대한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강습이 끝난 뒤에도 좀 더 나은 사진에 대한 욕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었는데, 마침 한겨레에서 주관하는 호주포토워크숍 소식을 듣게 되고 포토 스토리반에 참여했습니다. 이번에 참여한 포토워크숍은 저에겐 참으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주제에 따른 포토스토리를 구성하는 일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리뷰를 통해 다른 동료 참가자들이 어떻게 포착하고 표현하는지를 배우고, 사진작가님들의 멘토링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이번 워크숍에 아내와 같이 참여하여 사진에 전혀 관심이 없던 아내가 사진을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부가적 수확도 얻었습니다.
사실 상을 받기엔 카메라 조작 기술, 표현능력, 인문적 소양 여러 가지가 부족하고 부끄럽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즐기는 괜찮은 생활사진가가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문기/시민
김문기씨의 ‘호주의 선과 색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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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정지원씨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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