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남부터미널에서 내려 예술의전당까지 걸어서 왔다
지난 7월 5일에 이어 다시 매그넘코리아 사진전을 관람하러 왔다. 이번에는 아이들을 다 떼어놓고 아내와 둘이서만 왔다. 여유를 가지고 한장한장 다시 들여다보고 시간에 맞추어 도슨트의 설명에도 귀기울이면서..
좀 무식한 면이 있겠지만 아직도 사진과 작가를 구별못한다. 그 사람의 이제까지의 사진작업에 대한 것이 겉핥기여서 그런지 머리속에서 맴돈다. 이런 사진이 이 사진과 연결되나? 색을 중심으로 찍은 사람이었나?
그러다가 에이 뭐 그게 뭔 소용이야 하고 슬쩍 넘겨버린다. 이번 관람에서는 불편함이 많이 줄었다. 몇몇 사진들에서는 여전히 가볍고 불편한, 심지어는 불쾌하기까지한 감정이 들지만 그래도 한번 더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꽤나 친숙하게 다가온다. 우연이었을지 모르지만 사진전을 관람하기전 책방에서 과거 조선말기와 해방직후의 사진집을 보았다. 그리고 북한의 6-70년대 사진들. 당시의 삶을 모르는 나로서는 신기하지만 가끔은 불쾌한 사진들..
사진이 주는 의미는 무얼까?
한장의 이미지가 나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 걸까?
삐져나온 여학생의 교복하단 레이스를 보면서 아 이런게 유행이구나, 밤에 바닷가의 부두에서 바닥에 고인 물에 비친 흐릿한 불빛에서도 삶을 이야기하는 훌륭한 사진이 나오는구나, 요즘 기도는 저렇게 멀티비젼을 틀어놓고 하는구나, 드레스카페란 것도 있었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저런 걸 즐겨서 놀고 있구나…
광고판의 멋진 여자와 김밥써는 아줌마가 주는 단순 비교의 노골적인 모습도, 천박한(?)색으로 리듬을 타는 먹거리의 조잡한 모습도, 사람이 그저 풍경의 하나가되어 색으로 배치되고 물건으로 배치되는 어느 집 담장 밑 또는 신촌의 어느 한 거리의 모습도,
그것이 한국을 나타내는 이미지이며 속살을 헤집어 내듯 바늘로 콕콕 찔러대듯, 그렇게 사진은 적나라하게 우리앞에 보란듯이 놓여있다. 감탄을 자아내는 바다와, 명상과 선을 느끼게 하는 섬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한국의 발전상과, 현실에 눌리 듯 표정이 일그러져 오히려 재미있는 오늘의 교육과, 전연 뜻밖의 낯선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어쩌면 그것이 포장되지 않은 사실 그대로의 모습같은 사진들.
매그넘과의 두번째 만남은 여전히 목마르다. 잘 찍은 사진속 모습과 인물들이 자꾸만 재잘재잘 떠들어대고 자꾸만 나를 잡아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해준다. 시끄러운 소리속에서 허둥대다가 다시금 돌아볼 무렵 지나온 이미지들은 이제는 낡은 이미지가 되어, 나에게 안녕을 고한다.
단체로 관람을 온 학생들의 소란스러움 때문이었을까? 다시 둘러보아야 하지 않나 하는 유혹을 참아내고 출구를 빠져나와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마음이 고요해지기를 기다린다.
불현듯 다시 한번 와야 할 것같은 불길함(?)이 스멀스멀 다가온다. 그때는 입장료 할인 좀 해주려나?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계단도 오르고..
드디어 도착..
표도 다시사고..
아내가 묻는다. 다시온 사람은 할인없어요?..^^
사진앞에서 포즈를 취해주는 아내.. 사진속의 남자가 쑥쓰러워한다.
이제는 이미지로 남은 저 살아움직이는 동작의 남녀와 그를 바라보다 결국 또 하나의 이미지로 남은 내 아내..
나름대로 샴페인잔을 같이 잡는 표현이다. 즉 축하한다는 의미이다.
프랭카드도 같이 들어주고..
생각한다. 왜 메인문구에 조사가 없을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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