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사진 앞에서 관람객들과 대화하는 한비야씨(왼쪽 첫번째).
개막 두번째 주말
조양호 회장·정종철씨도 관람…한비야 관람객과 대화
80대 할아버지 “금강산 없어 아쉬워…북한 사진전도”
조양호 회장·정종철씨도 관람…한비야 관람객과 대화
80대 할아버지 “금강산 없어 아쉬워…북한 사진전도”
매그넘 사진이 한여름 무더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전 역사상 일주일만에 관객 1만명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던 <매그넘 코리아전>(예술의 전당)은 개막 두 번째 주말인 12일, 수 천명의 관람객들이 몰려 전시장 입장을 위해 30분 이상을 줄을 서 기다려야 했다.
세계적인 사진 거장들의 눈을 통해 투영된 ‘우리의 얼굴’을 보고 난 관객들은 벅찬 감동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오전 캐주얼한 차림으로 예고 없이 혼자 전시장을 찾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1시간 남짓 전시된 작품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이미 아마추어 사진가 수준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은 이기명 전시 기획자의 설명을 들으며 새롭게 비춰진 대한민국 모습에 감탄했다.
공항 청사의 전시용 사진을 직접 찍어 주변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던 조 회장은 “매그넘 작가들의 명성이, 사진을 보며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앞으로 사진 찍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해 했다.
이날 오후에는 ‘바람의 딸’로 유명한 한비야씨가 전시장을 찾아 사진을 감상한 뒤 관람객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지 여행가로,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는 베스트 셀러 작가이기도 하며, 지금은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한씨는 “그동안 전세계를 돌아 다니며 느끼고 경험한 것을 글로 표현했는데, 이번 전시회를 보니 각종 현장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꼈다”고 말했다.
한씨는 관람객들과의 대화에서 “성경 구절에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고 했으나, ‘두드려라, 열릴 때 까지’라는 말로 바꾸어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불어 넣고 싶다“며 “목표에 대한 강한 열정에 자신의 꿈을 현실로 이루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예인 가운데 사진가로 알려져 있는 개그맨 ‘옥동자’ 정종철씨도 자신의 카메라 3대를 둘러맨 채 전시장을 찾았다.
일반 관람객들과 함께 30분 정도 줄 서 있다가 전시장에 입장한 정씨는 “매그넘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어 바쁜 스케줄을 다 뒤로 하고 전시장에 왔다”며 “한번 더 와서 감동을 다시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에는 휴일을 맞아 어린 자녀를 유모차에 싣고 온 젊은 부부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불편한 몸으로 전시장을 찾은 80대 할아버지는 “어릴 때 올라갔던 금강산 사진이 없어 아쉽다”며 “다음엔 북한을 찍은 사진전을 꼭 열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로비 벽면에 설치된 대형 숭례문 사진(이번 베리 작품)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불 타 사라진 숭례문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글/이길우 한겨레신문 사업국장, 사진/김충환 유로포토·한국 매그넘 에이전트
이기명 전시기획자로부터 사진 설명을 듣고 있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오른쪽).
또 연예인 가운데 사진가로 알려져 있는 개그맨 ‘옥동자’ 정종철씨도 자신의 카메라 3대를 둘러맨 채 전시장을 찾았다.
진지한 모습으로 관람하는 개그맨 정종철씨(가운데).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는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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