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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10년, 새로운 음악 향해 다시 날아갈래

등록 2007-06-10 18:16

4집 ‘나는 새’로 돌아온 ‘레이지본’
4집 ‘나는 새’로 돌아온 ‘레이지본’
4집 ‘나는 새’로 돌아온 ‘레이지본’
홍대 앞 클럽에서 노래하는 그룹이라면 ‘까졌다’는 오명(?)을 쓰곤 한다. 그럼에도 전국 3천여 밴드가 30여곳에 불과한 홍대 라이브카페에 서고자 끊임없이 실력을 갈고닦는다. 3만 밴드, 3천여개의 클럽이 있는 일본과 비교할 때, 국내에서 한 밴드가 10년째 명맥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기껏해야 레이지본, 크라잉넛, 노브레인, 델리스파이스 정도다.

신나는 펑크는 그대로
애절한 감수성 더해 ‘변화’
이달말 10주년 기념공연

이 레이지본이 2년 만에 4집 앨범 〈나는 새〉를 들고 왔다. 1997년 10대 후반의 나이에 흥겨운 스카 리듬으로 등장해 지금까지 대표적 펑크밴드로 군림해 온 이들이 이번에는 흥겨운 리듬에 감수성까지 덧댄 ‘이모펑크’에 도전했다. 노진우(28·보컬)를 제외하고 송정규(29·기타), 이주현(26·드럼), 조은진(25·베이스)이 새로 가세했으니, 음악적인 변화는 이미 예견돼 왔던 터이다. “바비큐 치킨에 넘어왔다”(이주현), “음악적 색깔을 바꾸고 싶다는 이주현씨의 꾐에 속았다”(송정규)고 했지만, 전반적으로 사운드가 안정되고, 한번 들어도 멜로디가 거부감 없이 귀에 쏙 들어온다. 그만큼 이번 앨범엔 이들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곡들이 많다.

타이틀곡 〈나는 새〉는 멤버들, 그들과 같은 또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경제적으로 힘들어 아르바이트 현장을 기웃거리며 겪었던 좌절감, 음반을 준비하며 가진 희망과 꿈을 레이지본 특유의 강렬하고 신나는 연주 속에 그대로 녹였다. “어깨를 활짝 펴고 소리질러 봐/ 너를 찾아봐 이제 용기를 내봐/ 내가 잡아줄게 내가 안아줄게 세상을 가져봐 니 꿈을 펼쳐봐/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너와 난 함께 날아갈 수 있어”(〈나는 새〉)

4집 ‘나는 새’로 돌아온 ‘레이지본’
4집 ‘나는 새’로 돌아온 ‘레이지본’
이 밖에 떠나간 사랑의 그리움을 담은 〈다이 어웨이〉 〈거짓말이라도〉 〈사랑이 사랑을〉을 비롯해 〈몽상가들〉 〈우화〉 등 레이지본 특유의 재치 넘치는 가사와 연주가 돋보이는 12곡이 담겼다. “사랑을 표현하는 감정들을 선율에 녹였습니다. 예전 음악들은 이 순간을 즐기자는 의미가 강했는데, 8년을 그렇게 하다 보니까 오히려 발목을 잡더라고요.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었습니다.”(노진우)

음반 발매 한달. 공중파 프로그램에 거의 나가지 못했지만, 새 음반에 대한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좋다. “새로운 색깔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는 조은진씨는 “예전 음악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그 변화가 잘 와닿지 않은 모양”이라며 웃었다. 이달 29일 홍대 앞 롤링홀에서 ‘레이지본과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마이티그라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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