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 “연예인 사진은 실체 아닌 대중 욕망의 표현”

등록 2007-06-06 18:37

패션전문 사진작가 김용호씨의 작품 앞에 선 신수진 교수.
패션전문 사진작가 김용호씨의 작품 앞에 선 신수진 교수.
인물 사진전 기획한 국내 유일 ‘사진심리학 박사’ 신수진 교수
중1때 사진기 선물…이미지 세계로
작가 12명 200점 모아 ‘관객과 관통’
이미지서 가치 발견하는 것도 창조”

아버지는 중학 1년생 딸에게 사진기를 선물했다. 딸은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이 너무도 신기했다. 사진기를 손에 달고 다녔다. 체육시간에도 딸은 선생님 몰래 땀을 흘리는 친구들의 몸짓을 파인더에 잡았다. 그에겐 온 세상이 탐스런 이미지 덩어리였다.

대학 2학년 때인 1987년, 같은 학교 같은 학번이었던 이한열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숨졌다. 그는 신촌에서 광화문까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장례행렬을 따라 갔다. 그때 서울 시청은 ‘하얀’ 이미지였다.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나타난 서울시청의 이미지는 ‘빨강’이었다. 그 붉은 축제는 그의 맘에 난 생채기를 어느정도 치유해 주었다.

“신문의 빨간 사진이 옛날의 하얀 사진을 덮어 버렸어요. 시각적 충격이었어요. 새로운 사진이 기억까지 대체한 느낌이었어요.”

국내 유일한 ‘사진심리학’ 박사인 신수진 교수(39·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가 자신의 사진학을 설파하기 위해 사진전시회를 열었다. 신 교수는 조선희 등 국내 정상급의 패션·인물 사진작가 12명이 지난 10년간 찍어 온 유명 연예인 등의 인물 사진 200점을 소개하는 ‘거울 신화’라는 전시회를 기획,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8월 15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이미지는 세상 어디에나 있습니다. 익숙한 이미지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것도 창조적인 행위입니다.”

그가 말하는 연예인 이미지는 ‘실체’가 아니다.


“일반 대중이 아는 장동건은 사진에서 나오는 이미지입니다. 사진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욕망을 담아 연예인을 사진으로 표현합니다. 사진은 실체가 아닌 만들어 낸 이미지를 강화하는 구실을 합니다.”

연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다시 중앙대에서 사진학을 공부한 신 교수는 중앙대에서 사진학으로 석사를, 연세대에서 사진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춘기 때부터 자신의 정신 세계를 집요하게 포위했던 사진과 정면으로 맞붙은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와 모델, 그리고 관객을 심리적으로 ‘관통’시키는 작업이다.

“구본창 작가가 찍은 심은하에게는 구 작가가 많이 찍었던 조선백자의 아스라한 느낌이 그대로 묻어 납니다.”

신 교수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먼저 많은 감상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영상의 시대에 핵심적인 문법은 바로 사진입니다. 영상의 시대에는 말이나 글에 얽매이지 말고 시각적 이미지를 느껴야 합니다.”

그래서 신 교수는 9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유명 작가 2명씩이 나와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감상 요령을 알려주는 ‘토요작가 강연회’를 전시장에서 열 예정이다.

글·사진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신라 태자 살던 ‘동궁’, 월지 동편서 유력 건물 터 발견 1.

신라 태자 살던 ‘동궁’, 월지 동편서 유력 건물 터 발견

괴물이 되어서야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수는 없냐고 2.

괴물이 되어서야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수는 없냐고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3.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알고 보면 반할 걸”…민화와 K팝아트의 만남 4.

“알고 보면 반할 걸”…민화와 K팝아트의 만남

인상파 대가 오지호 명작 ‘사과밭’과 ‘남향집’의 엇갈린 뒤안길 5.

인상파 대가 오지호 명작 ‘사과밭’과 ‘남향집’의 엇갈린 뒤안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