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이영훈
작곡가 이영훈 인터뷰…히트 자작곡집 ‘옛사랑2’ 발매
이영훈(47)은 ‘이문세의 작곡가’로 더 기억된다. 1980~90년대 이문세는 그가 작곡한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별 이야기〉 〈광화문 연가〉 등을 불러 인기를 끌었다. 그의 노래는 시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로 당시 팝이 주도했던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발라드’를 주류로 끌어올렸다.
이영훈과 이문세는 1985년 3집 때부터 2001년 13집까지 가수와 작곡가로 호흡을 맞춰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했고, 1천만장 넘게 음반을 팔아치웠다. 이영훈의 노래는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성시경, 이수영, 조성모 등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불리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새로 편집 여러 목소리에 담아
뮤지컬 ‘광화문 연가’ 준비중
“원하는 사람에 그냥 곡 주려고요” 시간의 간극을 넘어 한국인들의 감성을 적셔온 이영훈의 노래를 묶은 음반 〈옛사랑 2〉가 최근 나왔다. 지난해 9월 1980년대를 풍미한 13곡을 모은 〈옛사랑〉에 이은 속편이다. ‘발라드 작곡가’ 이영훈의 두번째 작품집 “편집음반이라고들 하는데, 작품집이죠. 여러 음원을 섞는 컴필레이션, 다양한 가수들이 참여하는 옴니버스가 아니라 새롭게 편집한 제 노래를 다양한 가수의 목소리로 담은 것이니까요.” 가수가 아닌 작곡가의 노래를 묶은 작품집이 음반으로 나오는 것은 국내에서는 무척이나 드문 일이다. 외국에서는 유명 가수 겸 작곡가인 퀸시 존스, 디프 퍼플의 존 로드 등이 자신들이 키운 가수들을 참여시키거나, 연주곡을 모은 작품집을 낸 사례들이 있다. 20년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고, 작곡가로서 거의 유일하게 대중적으로 높은 지명도를 지닌 이영훈이기에 가능한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씨는 “작곡을 시작한 지 20여년이 됐는데, 그만큼 감성과 느낌이 달라졌다”며 “내 음악을 정리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옛사랑 2〉는 윤도현, 리쌍, 성시경, 임재범, JK김동욱, 김건모 등 최고 인기가수들이 부른 이영훈의 대표곡들을 담았다. 대중적으로는 인기가 높지만 정작 작곡가 이영훈 본인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노래 〈난 아직 모르잖아요〉는 윤건이 부른 버전으로 수록됐다. “이 노래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았지만 다른 노래들보다는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해 작품집 개념인 이번 음반에는 넣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워낙 좋아들 하시고, 또 윤건씨가 느낌을 잘 살려줬어요. 그래서 넣었죠.” ‘작곡가’ 이영훈이 생각하는 ‘가수’ 이문세 그가 존경하는 정훈희는 〈기억이란 사랑보다〉를 더욱 애잔하게, 버블시스터즈는 〈저 햇살 속의 먼 여행〉을 멋들어지게 소화했다. 그의 오랜 파트너 이문세의 목소리는 이번에는 빠졌다. “이문세씨와는 1984년 신촌블루스 녹음실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이문세씨가 엄인호씨한테 곡을 부탁했고, 엄인호씨는 작곡자로 저를 소개했죠. 그때 〈소녀〉 〈휘파람〉 등을 들려줬는데, 이를 계기로 함께 음반작업을 하게 됐어요.” 이후 16년 동안 둘은 작곡가와 가수로 음악적 교감을 나눴다. “제가 작곡가로서는 독선적인 스타일이에요. 그때 스물네살이었는데, 한 2, 3년 같이 하니까 코치하고 운동선수처럼 편해졌어요. 다른 가수 연습시키는 게 귀찮기도 했구요.” 이씨는 “그렇다고 이문세씨가 부른 노래에 다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편안하게 가사를 말하듯이 옮겨주는 부분과 파워풀한 가창력은 만족했지만, 정서적인 표현 부분은 불만족스러웠어요. 특히 〈붉은 노을〉처럼 빠른 곡에서 제 리듬을 못 타고 응원가처럼 부르는 것은 불만이었죠.” 작곡가 이영훈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 이문세-이영훈 콤비의 공동작업은 2001년 마침표를 찍는다. 야심차게 준비한 99년 12집에 이어 13집까지 실패하자, “음악계에서 시인이 된들 뭐하나 싶고, 안식년 개념의 휴식을 취하고 싶어” 가족과 함께 훌쩍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났다. 그곳에서 자신의 노래로 만드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대본작업을 주로 했다. 지금 제작을 준비중인 〈광화문 연가〉는 제작비가 30억원 이상 들어가는 대작이 될 전망으로, 내년 8월 초연할 예정이다. 광화문 인근 교회에 다니는 불우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작곡가로서의 활동은 여전히 활발하다. 올해 나오는 정훈희씨의 새 음반에 5~6곡을 싣는다. “정훈희씨는 평소 늘 존경해왔어요. 100년에 한번 나올 만한 가수예요.” ‘이문세의 작곡가 이영훈’이 아닌 ‘작곡가 이영훈’으로 불리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의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누구든지 곡을 원하면 무료로 곡을 나눠주는 열린 작곡가로 변신하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곡을 나눠줘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동영상 이규호PD recrom295@news.hani.co.kr
뮤지컬 ‘광화문 연가’ 준비중
“원하는 사람에 그냥 곡 주려고요” 시간의 간극을 넘어 한국인들의 감성을 적셔온 이영훈의 노래를 묶은 음반 〈옛사랑 2〉가 최근 나왔다. 지난해 9월 1980년대를 풍미한 13곡을 모은 〈옛사랑〉에 이은 속편이다. ‘발라드 작곡가’ 이영훈의 두번째 작품집 “편집음반이라고들 하는데, 작품집이죠. 여러 음원을 섞는 컴필레이션, 다양한 가수들이 참여하는 옴니버스가 아니라 새롭게 편집한 제 노래를 다양한 가수의 목소리로 담은 것이니까요.” 가수가 아닌 작곡가의 노래를 묶은 작품집이 음반으로 나오는 것은 국내에서는 무척이나 드문 일이다. 외국에서는 유명 가수 겸 작곡가인 퀸시 존스, 디프 퍼플의 존 로드 등이 자신들이 키운 가수들을 참여시키거나, 연주곡을 모은 작품집을 낸 사례들이 있다. 20년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고, 작곡가로서 거의 유일하게 대중적으로 높은 지명도를 지닌 이영훈이기에 가능한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씨는 “작곡을 시작한 지 20여년이 됐는데, 그만큼 감성과 느낌이 달라졌다”며 “내 음악을 정리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옛사랑 2〉는 윤도현, 리쌍, 성시경, 임재범, JK김동욱, 김건모 등 최고 인기가수들이 부른 이영훈의 대표곡들을 담았다. 대중적으로는 인기가 높지만 정작 작곡가 이영훈 본인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노래 〈난 아직 모르잖아요〉는 윤건이 부른 버전으로 수록됐다. “이 노래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았지만 다른 노래들보다는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해 작품집 개념인 이번 음반에는 넣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워낙 좋아들 하시고, 또 윤건씨가 느낌을 잘 살려줬어요. 그래서 넣었죠.” ‘작곡가’ 이영훈이 생각하는 ‘가수’ 이문세 그가 존경하는 정훈희는 〈기억이란 사랑보다〉를 더욱 애잔하게, 버블시스터즈는 〈저 햇살 속의 먼 여행〉을 멋들어지게 소화했다. 그의 오랜 파트너 이문세의 목소리는 이번에는 빠졌다. “이문세씨와는 1984년 신촌블루스 녹음실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이문세씨가 엄인호씨한테 곡을 부탁했고, 엄인호씨는 작곡자로 저를 소개했죠. 그때 〈소녀〉 〈휘파람〉 등을 들려줬는데, 이를 계기로 함께 음반작업을 하게 됐어요.” 이후 16년 동안 둘은 작곡가와 가수로 음악적 교감을 나눴다. “제가 작곡가로서는 독선적인 스타일이에요. 그때 스물네살이었는데, 한 2, 3년 같이 하니까 코치하고 운동선수처럼 편해졌어요. 다른 가수 연습시키는 게 귀찮기도 했구요.” 이씨는 “그렇다고 이문세씨가 부른 노래에 다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편안하게 가사를 말하듯이 옮겨주는 부분과 파워풀한 가창력은 만족했지만, 정서적인 표현 부분은 불만족스러웠어요. 특히 〈붉은 노을〉처럼 빠른 곡에서 제 리듬을 못 타고 응원가처럼 부르는 것은 불만이었죠.” 작곡가 이영훈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 이문세-이영훈 콤비의 공동작업은 2001년 마침표를 찍는다. 야심차게 준비한 99년 12집에 이어 13집까지 실패하자, “음악계에서 시인이 된들 뭐하나 싶고, 안식년 개념의 휴식을 취하고 싶어” 가족과 함께 훌쩍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났다. 그곳에서 자신의 노래로 만드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대본작업을 주로 했다. 지금 제작을 준비중인 〈광화문 연가〉는 제작비가 30억원 이상 들어가는 대작이 될 전망으로, 내년 8월 초연할 예정이다. 광화문 인근 교회에 다니는 불우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작곡가로서의 활동은 여전히 활발하다. 올해 나오는 정훈희씨의 새 음반에 5~6곡을 싣는다. “정훈희씨는 평소 늘 존경해왔어요. 100년에 한번 나올 만한 가수예요.” ‘이문세의 작곡가 이영훈’이 아닌 ‘작곡가 이영훈’으로 불리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의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누구든지 곡을 원하면 무료로 곡을 나눠주는 열린 작곡가로 변신하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곡을 나눠줘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동영상 이규호PD recrom295@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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