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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호수가 넘실~ 연극무대 맞아?

등록 2007-02-25 17:31

물 20톤으로 만든 호수가 무대를 채우고 있다.
물 20톤으로 만든 호수가 무대를 채우고 있다.
물 20톤 활용한 체호프 ‘갈매기’ 무대
카마 긴카스 파격적 해석 내달 15일부터
무대 위 세트로 장면을 연출해야 하는 연극은 방송이나 영화와는 달리 배경을 표현하는데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산이나 바다, 물 같은 배경이 영상과 소리로 표현되기도 하고, 배경을 아예 포기하고 배우의 연기력이나 텍스트 자체의 완성도로 승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3월15~25일 서울 엘지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갈매기>는 연극에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적 배경 표현 한계를 극복하는 무대가 될 듯하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소린 저택 앞 넓은 호수를 실제 무대 위에 펼쳐보일 예정이다. 물 20톤으로 무대에 호수를 만들어 그 속에서 실제 배우들이 수영을 하고 낚시를 한다. 물이 소품 수준을 넘어 무대를 구성하는 주된 공간으로 실제 등장하는 것은 국내 연극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체호프의 대표작으로 연극 최고의 고전 가운데 하나인 <갈매기>는 러시아 시골 영지를 무대로 여배우 아르카지나와 작가 지망생인 그의 아들 코스차, 아르카지나의 애인인 소설가 트리고린, 배우 지망생 니나의 얽히고 설킨 애정 관계를 담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차례 무대에 오른 작품인데, 사랑과 증오, 질투 같은 인간의 본성과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텍스트 표현에 주안점을 둬왔다면 이번에는 텍스트만큼이나 세트나 의상 등을 비중있게 다룬다. 러시아 출신 세계적 유명 연출가로 앞서 2002년에도 국내에서 체호프 연극 <검은 수사>를 연출했던 카마 긴카스(66)가 연출을 맡아 이번에도 원작에 대한 파격적인 해석과 독특한 무대연출을 추구한다.

러시아 출신 유명 연출가 카마 긴카스가 배우들과 작품연습을 하고있다. 사진 오디뮤지컬 컴퍼니 제공
러시아 출신 유명 연출가 카마 긴카스가 배우들과 작품연습을 하고있다. 사진 오디뮤지컬 컴퍼니 제공

긴카스는 호숫가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갈매기처럼 극중 인물들도 사랑 없이는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된다는 주제를 드러내는 도구로 ‘물’(호수)을 선택했다. 긴카스는 <검은수사> 공연 당시에도 1100석 규모의 엘지아트센터 객석 가운데 1층 전체를 무대로 활용하고 2층의 200석만 객석으로 남겨 신선한 충격을 중격을 준 바 있는데, 이번에도 객석을 660석으로 줄인다. 한지나 한자 같은 한국적인 것들을 세트의 재료에 더했고, 연극 시작을 한지로 만든 커다란 장막을 태우는 장면으로 설정한 것도 이채롭다. 이번 연극은 <지킬 앤 하이드> <그리스> 등의 뮤지컬을 제작해왔던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정통 연극 진출을 선언하며 선택한 ‘체호프 시리즈’ 첫번째 공연이다. 오디는 앞으로 5년간 씨제이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체호프의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가을마다 <바냐 아저씨> <세자매> <벚꽃동산> 등 체호프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신춘수 대표는 “재미와 상업성에 치우치지 않은 작품을 고를 때 1순위가 <갈매기>였던 것은 가장 체호프적이면서도 한국에서 사랑받고 있고, 인간의 내면 얘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었다”며 “소극장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동선과 무대미학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카스가 여섯 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오승명, 조민기, 김태훈, 이항나, 이원재, 한송이 등이 출연한다. 전석 6만원, (02)2005-0114.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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