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와 에네아스
작은 무대에 실내악 위주
‘디도와 에네아스’ 볼거리 풍성
‘악테옹’ 금욕 반영한 선율 단조
8~10일 예술의 전당서
‘디도와 에네아스’ 볼거리 풍성
‘악테옹’ 금욕 반영한 선율 단조
8~10일 예술의 전당서
‘바로크 오페라’가 온다. 오페라란 예술은 16세기말부터 18세기 중엽까지 이어졌던 유럽 바로크 시대에 처음 등장해 공연 예술의 총아가 됐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이 바로크 시대 오페라를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아니, 세계적으로도 이 시기 오페라는 좀처럼 음악팬들이 만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 오페라 공연이 바로크 이후 시기인 낭만주의 시대 베르디를 중심으로 하는 대작 오페라들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모처럼 바로크 시대 오페라가 국내 무대에 오른다.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악테옹>과 <디도와 에네아스>는 바로크 시대 오페라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무대다. 두 작품 모두 바로크 전문 오페라단인 ‘캐나다 오페라 아틀리에’가 공연하며,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별개의 작품이지만 둘 다 바로크 오페라이고, 공연시간도 짧아(<악테옹> 38분, <디도…> 61분) 함께 무대에 올리게 됐다. 또한 미와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보다 사슴으로 변해 사냥개에게 물려죽거나(<악테옹>),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가 트로이의 왕족 에네아스와의 사랑으로 자살(<디도…)>하는 등 비극적 결말로 끝나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점도 공통점이다.
악테옹
창작 당시 무대가 작고 초연무대가 대규모 오페라극장이 아니라 궁정이나 교회, 학교 같은 무대였다는 점도 같다. 그래서 두 작품 모두 작은 무대에 맞게 음악도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아닌 실내악 위주로 편성돼 섬세미를 갖추고 있다. 다만 <악테옹>은 영국이 당시 청교도의 영향으로 사회적으로 금욕적인 분위기가 강했고 그래서 음악회의 형식을 따랐기 때문에 오페라의 선율이 단조로운 편이다. 반면 <디도…>는 프랑스 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었던 시기의 작품이어서 노래와 춤, 연극, 발레가 결합해 볼거리가 풍부하게 가미됐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이번에 공연을 하는 ‘오페라 아틀리에’는 1985년 연출가 마샬 핀코스키와 안무가 자넷 징 부부가 설립한 오페라단으로, 그동안 몬테베르디, 륄리, 모차르트 등 17~18세기 오페라 25편을 복원해 세계적인 바로크 전문 오페라단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에는 2003년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를 원전 스타일로 소개한 바 있다. 연출자 마샬 핀코스키는 “이번 무대는 음악, 발레, 드라마 등 모든 요소가 융화된 공연”이라며 “<돈 조반니> 때와 달리 악기 편성도 바로크 시대 그대로 재현해 청중들이 음악적·미학적으로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 우탄넨, 제니 서치, 모니카 위처 등이 출연한다. 지휘는 데이비드 폴리스, 연주는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 국립합창단이 맡는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저녁 7시30분. 3만∼11만원. (02)580-1300.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예술의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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