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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올해 찜해둘 공연 ‘골라 골라’

등록 2007-01-07 17:33수정 2007-01-21 17:04

공연리뷰 필자들의 추천작

올해도 공연계는 풍성한 상차림을 하고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공연예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연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반찬이 많아진 것은 좋지만 무엇부터 젓가락이 가야 할지 선택이 쉽지 않다. 분야별 전문가인 〈한겨레〉 리뷰 필자들이 올해 눈여겨볼 만한 공연들을 골라봤다.

김남수씨가 찍은 춤
벨기에 춤 거장의 ‘저녁기도’

처음 내한하는 알랭 플라텔·세드라베 무용단의 〈저녁기도〉(5월25~27일·엘지아트센터)를 첫손으로 꼽을 수 있다. 알랭 플라텔은 1986년 세드라베 무용단을 세워 벨기에 춤의 전성기를 이끈 주인공이다. 〈저녁기도〉는 몬테베르디의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에서 영감을 얻어 바로크 음악에 재즈, 집시음악을 접목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특징이다. 김남수씨는 “알랭 플라텔의 안무는 일상생활의 코드를 과격하게 증폭시키는 스타일이어서 날것과 리얼리즘이 난무한다”며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폭발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외에 실비 길렘·아크람 칸의 〈신성한 괴물들〉(3월6~8일·엘지아트센터·사진)도 기대된다.

노이정씨가 고른 연극
배우 김성녀 주연 ‘벽속의 요정’

연극은 극단 골목길의 〈경숙이, 경숙 아버지〉(1월25일~2월15·동숭아트센터), 목화레퍼터리컴퍼니의 〈용호상박〉(2월16일~25일·남산드라마센터), 극단 미추의 〈벽속의 요정〉(1월19일~2월18일·예술의전당) 세 작품을 추천한다. 〈경숙이…〉는 언어유희와 환유로 퍼즐을 맞추는 즐거움을 주는 풍자드라마로 족보라는 소재를 가지고 한국 사회의 위선을 고발한다. 연기파 배우 고수희와 주인영, 그리고 탤런트이자 영화배우인 조재현이 가세한다. 〈용호상박〉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와 같은 연극이다. 만화 속 호랑이와 까치가 나와 민속적 판타지 세계를 보여준다. 놀이와 해학, 비극이 함께 녹아 있다. 〈벽속의 요정〉은 배우 김성녀(사진)의 매력에 흠뻑 빠지다 보면 인간성과 가족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창작뮤지컬로는 〈댄싱 섀도우〉(6월28일~9월2일·예술의전당)가 단연 돋보인다. 작고한 차범석씨의 1964년 작 〈산불〉을 칠레 출신 세계적인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각색하고, 20세기 대표적인 팝그룹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출신 영국 작곡가 에릭 울프슨이 작곡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희곡이 외국 작가의 손에서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국 뮤지컬로는 최근 일기 시작한 프랑스 뮤지컬 붐을 타고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들어와 공연하는 〈로미오 앤 줄리엣〉(1월20일~2월27일·세종문화회관)이 흥행몰이를 할지 주목된다.

왕치선씨가 뽑은 클래식
정명훈 감독 이끄는 ‘브람스’

지난해에는 외국의 공연단체들의 내한이 눈에 띄었는데, 올해는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브람스 스페셜’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한 서울시향은 올 한해 9차례 브람스의 ‘관현악 시리즈(5회)’와 ‘실내악 시리즈(4회)’를 선보인다. 왕치선씨는 “지난해 새롭게 출발한 서울시향은 단원 개개인의 기량 외에 그들이 보여준 음악적 세심함과 총체적 합일감으로 섬세한 서정성과 장엄함이 함께 요구되는 브람스 작품을 훌륭하게 연주해 내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문성씨가 선택한 국악
‘재야인간문화제’ 여류 명창

국립국악원이 3월15일 예악당에서 기획공연으로 올리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3인의 가인>은 국악사에 남는 공연이 될지도 모른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소리꾼 가운데 실력은 빼어난데도 제도권 밖에 있는 이른바 ‘재야인간문화재’로 불리는 박초선(78), 서현숙(66), 남혜숙(66) 등 3명의 현역 여류 명창이 한 무대에 서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전설적 판소리 명창 박록주·김여란의 무릎제자인 박씨는 <흥보가>와 <춘향가>를 비롯 창작판소리 <멍텅구리송> 등을, 이름난 시조명인 유종구의 수제자인 서씨는 평시조와 사설시조를, 민요 명창 김옥심의 무릎제자인 남씨는 서도잡가 <관동팔경>, 서울·경기잡가 <제비가>, 민요 <긴아리랑> 등을 부른다.

정리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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