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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누나요? 그냥 조서연이에요

등록 2006-12-15 17:16수정 2006-12-15 17:20

조서연
조서연
22회분 2시간만에 매진된 뮤지컬 ‘렌트’ 주인공
뮤지컬배우 조서연, 그의 뒤에는 항상 ‘조승우’가 있다. 동생이 영화 <춘향전>으로 데뷔한 뒤 명성을 쌓기 시작한 2000년부터 그는 ‘조서연’보다 ‘조승우 누나’로 기억됐다. 내년 1월6일부터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렌트>에 캐스팅됐을 때도 그는 고작 동생 덕에 나란히 출연하는 행운을 잡은 ‘누나’로 오해를 받았다.

“식구들한테도 안 알리고, <렌트> 오디션은 사실 제가 먼저 봤어요. 승우 덕에 캐스팅된 것처럼 오해를 하는데, 사실과 달라요. 제가 먼저 출연이 확정됐고, 동생은 나중에 제게 ‘나 이것 해도 돼?’하고 의견을 물었는데 말이죠.”

조서연(29)은 그동안 어깨를 짓눌렀던 짐을 털어내듯, 인터뷰의 첫 말문을 이렇게 열었다. <렌트>에서 주인공 행위예술가 모린 역에 더블캐스팅된 그는 작곡가 로저 역을 맡은 동생 조승우와 함께 무대에 선다. 조승우의 출연만으로 화제가 되면서 그가 출연하는 22회분은 티켓을 오픈하자마자 2시간여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렌트>의 성공예감과 별개로 조서연의 부담감은 커졌다. 지난 10월 중순에는 신경과민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영양실조로 쓰러져 이틀간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동생과 함께 출연하는 게 후회될 정도예요. 편안한 것 1%도 없어요. 불편하고, 행동도 조심스럽고, 누나답게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말도 못해요.”

10년 가까이 뮤지컬로 이름을 알렸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조승우 누나’라는 꼬리표도 더욱 그를 강하게 옭아맸다. 동생이 데뷔하기 전인 1998년 <하드락카페>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지하철 1호선>, <사랑은 비를 타고>,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그리스>, <록키호러픽처쇼>, <사비타> 등에 출연했는데도 사람들은 ‘조서연’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승우 덕 아니에요…제가 먼저 캐스팅됐거든요
동생과 함께 하니 부담만…1%도 편하지 않아요

‘행운의 여신’도 그를 비켜갔다. 방송3사 탤런트 시험을 보는 족족 미끄러졌다. 동생이 명성을 쌓기 시작하면서 질투심에 가수 데뷔를 준비하기도 했는데, 그가 계약한 소속사가 1년여만에 부도가 나 문을 닫으면서 좌절됐다. 그런데도 5년 계약기간에 묶여 드라마와 영화 같이 대중적으로 그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곳에는 출연 기회가 차단됐다. 불운이 겹치면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 스타가 된다거나, 동생의 덕을 볼 생각이 없었을 뿐 아니라 혼자의 힘으로 성공하고 싶어서 이름을 바꿔 오디션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많은 이들은 그를 ‘조승우 누나’로 기억하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이 이미 다 알고 있더군요.”

경험했던 좌절만큼 그는 더 성숙해졌다. 동생에 대한 질투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동생의 실력을 인정하게 됐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부러움이 사라지고 나니 동생의 연기·노래 실력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연기는 정말 저보다 뛰어나요. 배울 점도 많고요. 동생은 연기실력을 타고난 반면 전 노력파인걸요. 무대에서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


동생과의 동반출연과는 별개로 <렌트>는 그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뮤지컬 배우 ‘조서연’으로 남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오디션을 볼 때도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로 임했고, 탈락하면 연기를 포기하려고 했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뮤지컬이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과 내가 ‘뮤지컬 배우를 할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이번 무대에서 확실하게 저 ‘조서연’을 각인시킬 거예요.”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신시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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