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이표 / 유인촌표
원작에 충실한 ‘유길촌·인촌표’
한국상황 맞춰 각색한 ‘장두이표’
20년만에 ‘2색’ 무대
한국상황 맞춰 각색한 ‘장두이표’
20년만에 ‘2색’ 무대
연극 <황금연못>이 연말 동시에 두가지 버전으로 무대에 올랐다. 1981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남녀주연상(헨리 폰다·캐서린 햅번)을 수상했던 영화 <황금연못>이 연극으로 재탄생해 성공한 경우로, 국내에서는 지난 1987년 고 이해랑씨의 연출로 초연한 지 거의 20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것이다. 실로 오랫만에, 그리고 동시에 찾아온 두가지 <황금연못>은 모두 연출자들의 지명도와 출연진의 무게감에서 팽팽한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 다른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유길촌·인촌 형제가 연출·제작한 <황금연못>은 원작을 충실히 따라간다. 반면 장두이씨가 연출한 <황금연못>은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했다. 유길촌·인촌 형제의 <황금연못>=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청담동 유시어터. 은퇴한 노교수 노만과 아내 에델은 노만의 팔순을 앞두고 황금연못 호숫가의 여름 별장을 찾는다.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지만, 노만은 퉁명스럽고 심술궂다. 딸 첼시도 그런 아버지에게 이미 등을 돌렸다. 그런데 오랫동안 소식을 끊었던 딸이 남자친구 빌과 그의 아들인 빌리와 함께 황금연못에 찾아오고, 노만과 첼시는 빌리를 매개로 화해하기 시작한다. 드라마 <서울 1945>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맡았던 권성덕(65)씨가 노만 역을, 텔레비전 등에서 인자한 어머니상을 보여줬던 정영숙씨가 에델 역을, <전원일기>의 둘째며느리 박순천씨가 첼시 역을 맡았다. 그동안 프로듀서와 배우로 활동했던 유길촌·인촌 형제가 처음 손잡은 연극이다. 3만3000∼4만4000원. (02)3444-0651. 장두이의 한국판 <황금연못>=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극장. 연출가 장두이씨가 작품을 직접 번안·각색했다. 작품의 배경은 청평호수 부근으로, 시간적 배경은 크리스마스와 연말로 바뀌었다. 아버지의 일흔번째 생일을 앞두고 이혼한 딸이 남자친구와 함께 고향을 찾는 것으로 상황을 바꿨다. 공연시간도 1시간10분 남짓으로 압축했다. 때문에 김영민(노만)과 미나(첼시)를 화해시키는 연결고리인 빌리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아버지와 딸을 화해시키는 고리는 밝고 순수한 치과의사 장만중(빌)이다. 김영민과 장만중은 3년 전 담은 포도주를 함께 나눠 마시며 교감을 나눈다. 연출자 장두이씨는 “떠들썩하지만 늘 허전한 연말에 가족들이 함께 볼 만한 따뜻한 연극을 만들고 싶어 3년 전부터 이 작품을 염두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결말은 해피엔딩. 실제 부부 사인인 중견 연극배우 박웅·장미자가 부부로 출연하며, 장두이씨가 미나의 남자친구로 나온다. 1만∼2만원. (02)2052-8705 .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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