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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라이온킹’ 포효 아직은…

등록 2006-11-30 18:43

〈라이온킹〉공연장면
〈라이온킹〉공연장면
부진 공범은 단순한 사자 포스터?

〈라이온킹〉포스터
〈라이온킹〉포스터
〈라이온킹〉이 뜻밖에 부진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포스터 때문?

〈라이온킹〉의 포스터는 서울 시내 곳곳에 많이 붙어있다. 노란 바탕에 단순미를 추구하는 검은 선으로 사자 얼굴을 그린 포스터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모두 같은 디자인 콘셉트의 포스터를 썼다. 하지만 이 포스터가 너무 차분해 뮤지컬을 알리는 데 힘이 부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워낙 단순해 작품의 성격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포스터는 저작권자와 공식계약한 것이어서 국내에서 임의로 디자인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한다. 한 뮤지컬 평론가는 “사자 로고만을 보여주는 포스터는 중소극장에서 하는 아동극의 연장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평가하고, “우리나라 관객들은 극의 내용을 한눈에 보여주는 현란하고 화려한 포스터에 익숙해, 단순미를 추구한 〈라이온킹〉 포스터를 홍보포스터로 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90년대 이후 세계 뮤지컬계 최고의 화제작이자 성공작으로 꼽히는 〈라이온킹〉이 10월28일 한국 공연을 시작한 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과연 이 ‘거물 뮤지컬’은 한국에서 이름값을 하고 있을까? 같은 이름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 만든 이 작품은 일본 극단 시키가 국내에 들여온데다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극장을 장기 독점한다는 점 때문에 공연 전부터 말도 많았다. 그래서 더욱 흥행 성적에 뮤지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좌석 점유율 83% 한달새 7만여장 팔려
미국 일본 매진행렬에 비춰 예상밖 부진
연인·부부 관람문화 가족뮤지컬 낯선 듯

〈라이온킹〉공연장면
〈라이온킹〉공연장면
어, 매진이 아니네?=〈라이온킹〉의 좌석점유율(유료)은 12월 예매율 기준으로 83% 선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7만여장이 팔렸다. 국내 뮤지컬 평균 좌석점유율이 보통 60~70%인 점, 그리고 요즘이 수십개의 뮤지컬이 한꺼번에 쏟아져 경쟁하는 연말 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뮤지컬들보다 확실히 앞선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미국과 일본에서 매진 행렬을 계속한 데 비추면 명성에 비춰볼 때 오히려 매진이 아닌 것이 뜻밖이라고 뮤지컬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티켓 판매를 시작한 당일에만 6만장이 팔렸는데, 국내에서는 한 달 동안 7만명이 봤다.

또한 다른 화제작들보다도 성적이 처진다. 최근 선보인 〈에비타〉가 80%대, 2001년과 2005년 〈오페라의 유령〉이 90%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예상 밖의 부진’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7개월, 2005년 4개월 공연 기간 동안 평균 유료 점유율이 95%였고 각각 24만명과 19만5천명이 다녀갔다. 〈맘마미아〉는 2004년 85%, 2006년 97%의 유료 점유율에 각각 20여만명이 봤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한 달간의 성적만으로 흥행 성공 여부를 따지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가족뮤지컬의 성공 시험대=〈라이온킹〉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한국의 뮤지컬 관람문화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주 관객들은 연인·부부 단위가 대부분이어서 〈라이온킹〉 같은 가족뮤지컬은 아직 파고들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씨는 “연인이나 부부가 아닌 3~4장이 안정적으로 판매되어야 하는 〈라이온킹〉의 공연시장은 국내에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었던 것”이라며 “기대만큼 대박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평론가 조용신씨도 “〈라이온킹〉이 가족 뮤지컬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이온킹〉은 모두 215억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최소 4개월 이상 관객점유율이 80%를 넘어야 한다. 내년 3월에는 역시 가족단위 관객을 겨냥한 공연 대작 ‘태양의 서커스’ 〈퀴담〉이 한국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과연 〈라이온킹〉이 극중 품바와 티몬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하쿠나마타타’(‘잘 될테니 걱정마’란 뜻)를 외쳐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시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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