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연극·무용 결합 전세계 흥행몰이
‘트로이’ ‘드림캐처’ ‘태양의 서커스’
내년초까지 내한공연 잇따라
‘트로이’ ‘드림캐처’ ‘태양의 서커스’
내년초까지 내한공연 잇따라
서커스에도 ‘퓨전’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의 ‘기예단’, 북한의 ‘교예단’, 우리나라의 ‘곡예단’으로 대표되는 고전적 서커스와는 달리 새로운 볼거리로 무장한 신세대 신개념 서커스들이 요즘 세계 공연계에서 뜨고 있다. 동물들이 등장해 묘기를 보여주거나 곡예사가 줄을 타는 기존 서커스와 달리 음악과 연극, 뮤지컬과 오케스트라 등을 결합시킨 새로운 서커스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만날 기회가 없었던 이들 뉴 서커스가 한꺼번에 우리 무대를 찾는다.
뉴 서커스, 뭐가 다른거야?=뉴 서커스란 개념은 1960~70년대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널리 알려진 것은 1984년 캐나다에서 ‘태양의 서커스’(서크 드 솔레이)가 창단된 다음부터다. 태양의 서커스가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흥행몰이를 하면서 캐나다에서 서크 엘루아즈, 일곱개의 손가락 등의 새로운 서커스단이 잇따라 생겨났다. 이 새로운 서커스단들이 무대를 더욱 정교한 세트로 꾸미고 서커스에 이야기와 무용, 라이브밴드 연주 등을 결합해 진화시킨 것이 바로 뉴 서커스다. 덕분에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서커스가 부활하면서 캐나다는 현대 서커스의 중심 국가로 떠올랐다.
뉴 서커스의 간판은 역시 ‘태양의 서커스’다.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로 승부한 태양의 서커스가 1세대라면, 연극적 요소를 더 많이 넣은 <나비의 현기증>을 공연하는 벨기에 ‘페리아 뮤지카’와 <레인>을 공연하는 캐나다의 ‘서크 엘루아즈’, 이번에 국내에 <트로이>를 들고 온 프랑스의 ‘바로크서커스’, 호주의 ‘서커스 오즈’ 등이 2세대로 볼 수 있다. 국내에는 지난해 성남아트센터에서 ‘디아볼로’팀이 공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 무대 어떤 것들이 오나=16일부터 19일까지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바로크서커스단의 <트로이>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서커스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마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연출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랑에 빠진 파리스와 헬레나가 보여주는 공중곡예, 군인들의 불꽃 군무, 저글링과 공중 곡예를 이용한 전투신이 연극처럼 펼쳐진다. 2만~7만원. (031)481-3823.
프랑스 출신 무용가 자크 하임이 만든 <디아볼로2-드림캐처>는 특별히 만든 거대한 알루미늄 쳇바퀴 구조물 ‘드림캐처’가 곡예 공간이 된다. 이밖에도 대문, 계단, 의자, 사다리 같은 일상적인 소품을 활용해 곡예의 진수를 보여준다. 체조나 현대무용 요소를 결합해 안무가의 연출에 따라 공연 70분 동안 곡예가 장면별로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희노애락’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신체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추구한다. 9~13일. 4만~8만원. (031-783-8000.
20일부터 예매하는 <퀴담>(?<한겨레> 10월23일치 20면 참조)은 ‘태양의 서커스’의 아홉번째 작품이다. 내년 3월29일부터 6월3일까지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내 서문주차장 부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5만5천~11만원, (02)541-6234.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