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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 찾은 빈 소년합창단…‘천상의 목소리’ 비법은 두성

등록 2024-01-18 17:44

빈 소년합창단 21명 서울 등 6곳 공연
525년 전통의 빈 소년합창단이 지난해에 이어 내한공연을 펼친다. wcn 제공

‘맑고 청아한 천상의 목소리’를 내는 빈 소년합창단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을까. 홍콩 태생 오스트리아 지휘자 지미 치앙은 18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 간담회에서 “고음을 낼 때 두성을 쓴다”는 점을 꼽았다. “우리 합창단은 고음을 낼 때 반드시 (머리를 울리는) 두성을 사용하도록 해요. 그래야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죠.” 그는 “고음을 낼 때 (가슴을 울리는) 흉성을 쓰기도 하는데, 그러면 억지로 소리를 내는 듯해서 부자연스러워진다”고 말했다.

빈 소년 합창단이 지난해에 이어 한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21명의 빈 소년합창단을 이끌고 내한한 지미 치앙은 오는 19일 대구를 시작으로 울산(20일), 통영(21일), 서울(23~24일), 세종(26일), 춘천(27일) 등지에서 공연한다. 이번 순회공연 주제가 ‘온 스테이지’다. 치앙은 “이번 공연에 연극적 요소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붙인 제목”이라며 “성가와 오페라, 뮤지컬, 영화음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영화 ‘미션’ 주제가, 오페라 ‘나부코’ 중 ‘날아가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뮤지컬 ‘시스터 액트’ 중 ‘하늘의 여왕’, 최영섭 작곡 ‘그리운 금강산’ 등이 포함됐다.

민요 ‘아리랑’을 부르는 빈 소년합창단. 앞쪽 오른쪽이 구하율 단원. wcn 제공

2019년 입단했다는 한국인 단원 구하율(11)군은 “친구들이랑 이렇게 같이 여행 다니는 게 좋다”며 “이곳에 들어와서 실망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는데 아버지가 수준 높은 학교를 보내주셨다”고 입단 계기를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출신 알타이르(13)군은 “부모님이 뭐라고 하지 않아서 정말 즐겁다”는 소감을 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1498년 오스트리아 황제의 칙령으로 창설된 이 소년합창단은 올해로 창단 526돌을 맞았다. 10~14살 소년 100여명으로 구성되는데, 브루크너, 모차르트, 하이든, 슈베르트란 이름을 지닌 4개 팀이 돌아가면서 해외 투어와 국내 일요 미사를 담당한다. 이번엔 하이든팀이 내한했다. 하이든과 슈베르트가 이 합창단 단원이었고, 모차르트와 브루크너는 지휘자, 베토벤은 반주자로 활동했다.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빈 소년합창단은 연간 두 차례의 오디션을 통해 각국의 소년들을 단원으로 선발한다. 빈 소년합창단 대표 에리히 아르트홀트는 “내가 단원일 때는 모두 오스트리아 국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국적이 굉장히 다양해졌다”며 “아이들이 전 세계 투어를 다니면서 열린 마음을 지니게 된다”고 말했다. 그 역시 1974년부터 4년 동안 이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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