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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10대 댄서를 머리칼 희끗 60대가…무대 키워드는 ‘어긋남’

등록 2023-05-09 11:40수정 2023-05-12 09:46

연극 ‘댄스네이션’
연극 <댄스네이션>. 두산아트센터 제공
연극 <댄스네이션>. 두산아트센터 제공

*이 기사는 애초 마지막 단락에서 강보람, 백우람 배우에 대해 "발성이 편하지 않은 두 배우 모두 꽤 긴 분량의 대사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라고 설명했으나, 장애인 배우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부적절한 표현이기에 삭제했습니다. 두 배우는 <3인 3색 이야기 1.5>, <장애 제3의 언어로 말하다_선택>, <인정투쟁>,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 다수 연극에 출연한 배우입니다. 두 배우 경력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두 배우와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춤에서 욕망을 발견해가는 10대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도식적인 성장기를 떠올리기 쉽다. 연극 <댄스네이션>은 댄스학원에서 춤추는 소녀 6명과 소년 1명이 주인공. 하지만 춤에 관한 이야기도, 10대들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연극을 보고 나면 13살 막막하고 불안했던 시절의 흔적이 나이 든 뒤에도 가슴 한쪽에 침전물처럼 가라앉아 있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된다.

무대는 미국 소도시의 댄스학원. 주주, 아미나, 코니 등 10대 댄서 7명은 무용 선생 패트와 전국 댄스대회 우승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한다. 주인공 ‘간디의 영혼’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데, ‘만년 2등’ 주주가 늘 1등만 하던 아니마를 제치면서 둘 사이엔 감정의 파도가 일렁인다.

10대들의 이야기를 3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의 배우들이 연기한다는 게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2019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미국 극작가 클레어 배런의 희곡 자체가 그렇게 설정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10대 여성의 발랄함이 어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연극 속 인물과 이를 연기하는 연기자의 이런 어긋남이 연극을 굴러가게 하는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우선, 이 작품이 나이와 상관없는 우리 누구나의 이야기라는 점을 은연 중에 드러낸다. 이오진 연출은 “관객이 작품 속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도록 인물을 구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10대의 이야기지만 10대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작품엔 장애인 배우 2명이 출연한다. 주주 엄마를 연기하는 강보람 배우와 유일한 남학생 루크를 맡은 백우람 배우다. 관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12~14일엔 수어 통역사가 무대 위에서 배우의 대사를 실시간으로 통역한다. 대사와 소리 정보를 담은 한글 자막 해설을 곁들였다. 관람 전에 공연의 무대 모형을 만지며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감각 경험을 할 수 있는 ‘‘터치 투어’도 진행한다. 두산인문극장 올해 주제인 ‘에이지(age)’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오늘 7월까지 강연 8회와 공연 3편, 전시 1편을 이 주제로 마련한다.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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