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딸 장영은(오른쪽) 작가의 초대전 ‘플로윙 시즌스’(Flowing Seasons) 전시장에서 함께한 엄마 김원교(왼쪽) 작가. 호아드 갤러리 제공
3월1일~4월16일까지 열리는 한국화가 김원교-장영은 작가의 모녀전 ‘봄 너머 꽃 웃고 향기 춤추네’. 갤러리 단정 제공
수묵화로 세대를 잇고 있는 모녀 화가가 올해만 두 차례 같은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릴레이 전시를 한다. 서울 북촌 화동의 갤러리 단정에서 ‘봄 너머 꽃 웃고 향기 춤추네’를 제목으로 3~4월 전시를 하는 김원교(59)·장영은(30)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먼저 전시하는 엄마 김 작가는 ‘문향-향기를 듣다’를 주제로 정통 수묵 담채화 23점을 선보이고 있다. 일찍이 경희대 미대 시절 쟁쟁한 한국화 대가들로부터 전수를 받은 그는 미술교사로 일하며 40대 초반부터 10년 동안 당대의 대가 소산 박대성으로부터 중봉필법과 화법을 사사했다. 스승이 지어준 ‘현천’이란 호에 걸맞게 먹색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그윽한 자연의 향기를 표현하고 있다. 제주도의 봄을 담은 대작 ‘기억의 섬’과 ‘기억의 뜰’을 비롯해 진달래, 매화, 동백 등 친근한 봄꽃들과 복숭아, 포도, 유자, 감, 석류 등 좋아하는 과일을 그린 소품들로 구성했다.
‘한국화 모녀전’의 엄마 김원교 작가가 3월1일 전시장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갤러리 단정 제공
지난 2020년 1월 열린 엄마 김원교(오른쪽) 작가의 퇴임 기념 개인전 ‘작은 위로’를 함께 보고 있는 딸 장영은(왼쪽) 작가. 갤러리 우물 제공
이어 외동딸 장 작가는 오는 29일부터 4월16일까지 ‘마르지 않는 향기’를 주제로 20여점을 선보인다. 어릴 때부터 작업하는 엄마 곁에서 먹과 화선지를 가지고 놀았고 무수한 전시장을 함께 다닌 그는 단국대 미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대물림 작가가 됐다. 하지만 광목천에 동양의 발묵법으로 그려낸 은은한 자연 이미지 위에 섬세한 은빛 바느질 땀을 중첩한 푸른 수묵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현대 한국화를 개척하고 있다. 지난 7년 사이 활발한 전시 활동을 통해 화단의 신예 작가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모녀는 또 다른 공간인 서울 평창동 삼세영미술관에서도 릴레이 전시를 한다. 앞서 김 작가는 1월초부터 오는 4월말까지 개관 1돌 기념으로 ‘단아한 백자전-여백의 꿈’ 콜라보 전시를 하고 있다. 이어 장 작가는 같은 미술관에서 ‘젊은 작가 공모전’에 뽑혀 오는 12월 개인전을 할 예정이다.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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