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8살 미수를 맞은 ‘1세대 조각가’ 김윤신 작가가 오는 31일까지 초대전 ‘나의 기도'를 서울 서초동 흰물결갤러리(대표 윤학)에서 열고 있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1965년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수학한 뒤 상명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다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40여년 간 현지에서 활동했다. 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 문화원 안에 ‘김윤신 특별전시관’이 있다.
지난해 한국과 아르헨티나 수교 60돌 기념전을 위해 귀국한 그는 ‘지금 이 순간' 작품 시리즈와 ‘나의 기도' 연작 등 120여점의 회화와 8점의 조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침이면 ‘주님, 왜 제게 이렇게 힘든 일을 맡기셨나요’라며 좌절하다가도 평생의 직장인 아틀리에로 출근해 매일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저는 정성을 다하고, 진심을 다하는 게 예술가의 본분이라 생각합니다. 인생은 담담하지만 그 속에 열렬한 뭔가가 있죠. 어느새 여든을 훌쩍 넘기고 보니, 작품만 하고 살았던 삶이 오히려 부자 같은 삶이었어요. 작품이야말로 내가 세상에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니까요.”
이처럼 작업 노트에서 밝힌 김 작가는 특히 얇게 쪼갠 나무 조각에 물감을 묻혀 수천수만 번 빠른 속도로 눌렀다 떼어냈다 하는 기법으로 찰나, 시간, 속도감을 표현한 회화 작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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