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문제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스스로 입대하겠다는 뜻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떠밀리기식 입대’가 아닌 방탄소년단 스스로 선택과 결단을 통한 입대를 하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17일 “진이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이후 병무청의 입영 절차를 따를 예정”이라며 “다른 멤버도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 “당사와 멤버들은 2025년에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면서도 “현시점에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맏형 진(1992년생)부터 막내 정국(1997년생)까지 최대 다섯살까지 차이가 나기에 입대 시점은 저마다 다를 가능성이 크다.
1992년생으로 만 30살인 진은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방탄소년단이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자체 철회하면서 진은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으로 입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병역법 시행령에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로 ‘대중문화’는 포함되지 않아 국위 선양을 하는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에 대중음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대체 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진은 지난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콘서트에서 “(현재 잡혀있는) 마지막 콘서트”라며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올해 6월에는 방탄소년단 9년 역사를 망라한 앤솔러지(선집) 앨범 <프루프>를 내고서 그룹 활동보다는 솔로 위주로 음악 여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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