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박진영 사진전·국제사진제 등 잇따라
![일본 오키나와의 서단에 있는 미야코지마의 해변을 담은 박진영 작가의 근작. 노형석 기자 일본 오키나와의 서단에 있는 미야코지마의 해변을 담은 박진영 작가의 근작. 노형석 기자](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40/512/imgdb/original/2022/0928/20220928503956.jpg)
일본 오키나와의 서단에 있는 미야코지마의 해변을 담은 박진영 작가의 근작. 노형석 기자
부질 없는 짓이다.사진을 찍는 작가는 이렇게 독백하면서 작업해왔다. 보이지 않는 것을 찍어 보여준다는 것의 무망함과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의 명징함. 두 감성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면서도 시선을 멈추지 않았다. 일본 도쿄에 거처를 두고 한국을 오가며 두 나라 자연과 인간의 풍경을 카메라 앵글에 집약해온 작가 박진영씨의 작업 이력은 고단한 실존적 물음으로 점철돼왔다. 일반인이 아닌 사진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란 무엇인가? 이런 사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그가 최근 다시금 이런 물음에 대한 응답 같은 작품들을 내놓았다. 멀리 일본 대마도의 산세가 보이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기슭 갤러리 카린의 지하 2·3층 공간. 여기서 그가 지난 16일부터 팬데믹 기간 촬영한 근작과 신작들을 부려놓았다. ‘엄마의 방’이란 제목을 붙인 이번 사진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지하 3층 공간의 대작들. 거친 노출 콘크리트 벽면에 수직 비상계단이 놓인 극히 인공적인 공간에 세계적인 대자연의 보고인 일본 규슈 남단 야쿠시마의 거목과 바위, 계곡물을 담은 아홉개의 패널 사진들이 내걸렸다. 작가가 즐겨찾는다는 도쿄 남동쪽 이즈반도의 해변 기암과 절벽의 풍경들도 그 옆에 나란히 놓여 마치 그 자연 속을 거니는 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사진 프레임 바깥의 각박한 공간과 강렬하게 대비되는 이 구성의 묘미를 맛보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그가 오키나와 최서단의 미야코지마 화산섬 검은 해변의 울룩불룩한 요철 무늬와 태양의 역광을 받으며 촬영한 거제섬 바다와 하늘의 눈부신 어울림이 눈을 간지럽힌다.
하지만 계속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존재해온 이유니까.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갤러리 카린의 지하공간에 내걸린 박진영 작가의 풍경사진. 일본 규슈 남쪽 야쿠시마의 대자연을 담은 것이다. 노형석 기자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갤러리 카린의 지하공간에 내걸린 박진영 작가의 풍경사진. 일본 규슈 남쪽 야쿠시마의 대자연을 담은 것이다. 노형석 기자](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87/516/imgdb/original/2022/0928/20220928503958.jpg)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갤러리 카린의 지하공간에 내걸린 박진영 작가의 풍경사진. 일본 규슈 남쪽 야쿠시마의 대자연을 담은 것이다. 노형석 기자
![2022 부산국제사진제 포스터. 땅의 기운을 회복시키려는 퍼포먼스를 위에서 부감한 박형렬 사진작가의 작품이 실렸다. 2022 부산국제사진제 포스터. 땅의 기운을 회복시키려는 퍼포먼스를 위에서 부감한 박형렬 사진작가의 작품이 실렸다.](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51/776/imgdb/original/2022/0928/20220928503957.jpg)
2022 부산국제사진제 포스터. 땅의 기운을 회복시키려는 퍼포먼스를 위에서 부감한 박형렬 사진작가의 작품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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