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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BTS 노래, 현대미술로 재해석…‘아미에 대한 헌정’ 곡도 만들어

등록 2022-06-21 09:00수정 2022-06-26 12:07

7월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BTS 기획전 ‘비욘드 더 신’
‘제로 어클록’ 가사와 엮은 설치작품 등 BTS 메시지 갈무리
‘비욘드 더 신’전에 나올 예정인 부지현 작가의 집어등 설치작품 <루미너스>. 바닷속 심연을 떠올리게 하는 몽환적인 작품으로 방탄소년단 노래 ‘제로 어클록’과 짝을 이뤄 선보이게 된다. 토탈미술관 제공
‘비욘드 더 신’전에 나올 예정인 부지현 작가의 집어등 설치작품 <루미너스>. 바닷속 심연을 떠올리게 하는 몽환적인 작품으로 방탄소년단 노래 ‘제로 어클록’과 짝을 이뤄 선보이게 된다. 토탈미술관 제공

“그런 날 있잖아/ 이유 없이 슬픈 날/ 몸은 무겁고/ 나 빼곤 모두 다/ 바쁘고 치열해 보이는 날/ (…)/ 초침과 분침이 겹칠 때/ 세상은 아주 잠깐 숨을 참아”

샹들리에처럼 달린 집어등 불빛 아래서 벽에 비친 ‘제로 어클록’의 가사를 읽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 ‘아미’들이 애송시처럼 외우는 히트곡 텍스트는 어부들의 고깃배 등불과 어울려 현대미술 작품이 된다. 새달 1일부터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 전시장 들머리에서 만날 부지현 작가의 설치작품 <루미너스>의 풍경이다.

방탄소년단이 최근 그룹 활동 잠정 중단 뜻을 밝혔어도 영감을 내뿜는 권능까지 사그라진 건 아니다. 방탄소년단 음악과 메시지를 화두로 벌이는 현대미술가들의 난장이 그들의 건재를 입증한다. 7월1~31일 토탈미술관에서 ‘비욘드 더 신’이란 제목의 방탄소년단 기획전이 열린다. 예술품을 감상하면서 눈에 보이는 곳 너머의 이야기까지 살펴보자는 뜻을 지닌 전시 제목은 비티에스(BTS) 영문 이니셜과 겹친다. 김기라, 노세환, 문성식, 문형민, 박경진, 방앤리, 부지현, 서동주, 안규철, 옐로아일랜드(팀), 원성원, 이대성, 이예승, 전나환, 전명은, 정보원, 정연두, 진영선, 최기창, 최대진, 최재훈, 크립톤(황수경·염인화)이 출품하며, 신보슬 토탈미술관 책임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다.

미술관이 주관·주최하는 행사지만, 행사를 제안하고 발의한 ‘핵심 그룹’은 대학에 적을 둔 연구자들. 열성 ‘아미’인 원로화가 진영선 고려대 명예교수, 김영미 마케터(문화행정 전문가), 부경희 광운대 교수, 이지영 한국외대 연구교수 등이다. 이들이 7월14~16일 서울 이문동 한국외국어대에서 개최하는 방탄소년단 국제 콘퍼런스의 특별전시로 기획됐다.

전시회는 정체성, 다양성, 기억, 연대, 일상, 환경, 미래라는 7개 열쇳말로 나눠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를 현대미술 언어로 갈무리한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보슬 기획자는 “앨범 제목, 가사, 연설문 대목들이 각각의 작품들을 잇는 핵심적인 구성 요소로 작동하게 된다. 노랫말과 현대미술이 자연스럽게 포개어지고 어우러지게 하는 기획틀”이라고 설명했다.

새달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비욘드 더 신’ 공식 포스터. 토탈미술관 제공
새달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비욘드 더 신’ 공식 포스터. 토탈미술관 제공

일례로, 부지현 작가는 물고기를 유인하는 집어등을 집적시켜 빛내면서 바닷속 심연을 떠올리게 하는 몽환적인 작품으로 방탄소년단 노래 ‘제로 어클록’과 짝을 이뤄 내보인다. 사람들의 꿈과 욕망이 펼쳐지는 풍경을 사진과 설치작업으로 담아온 정연두는 비디오마술사와 산책을 담은 사진 작업으로 방탄소년단의 태도와 메시지를 표현한다. 안규철 작가는 알루미늄 판 1000개를 전시장 벽면에 모자이크 형식으로 이어 붙여 저녁노을의 색면을 만들고, 각각의 판에 관객이 단어나 문장을 하나씩 적도록 하는 참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일상의 사람과 동식물의 풍경을 담아온 문성식 작가는 방탄소년단 노래 ‘잠시’와 함께 작품을 선보인다. 음악인들도 참여했다. 작곡가·지휘자 헨리 청은 방탄소년단 음악 속 클래식의 모티브를 가지고 ‘아미를 위한 모음곡’(Suite for ARMY)을 작곡해 전시 테마곡으로 헌정했다. ‘봄날’ 뮤직비디오를 분석한 영상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출신 안젤라 풀비렌티는 <방탄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새 영상작업을 내놓는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1~3월 거장 앤터니 곰리 등 세계적 작가들과 예술 협력 프로젝트 ‘커넥트 비티에스’를 진행한 바 있지만, 마케팅 차원의 후원 이벤트였다. 이번 전시는 안규철, 문성식, 정연두, 김기라 같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큐레이터가 만든 온전한 틀거지의 첫 현대미술 기획전이란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 노준의 토탈미술관장은 “지난봄 진영선 교수와 아미 학자들의 글로벌 콘퍼런스에 대해 이야기하다 미술인들이 함께 참여해 난장을 벌이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전시를 꾸렸다. 참여 작가들이 모두 아미는 아니지만, 방탄소년단의 메시지와 태도에 공감하는 이들이라 재미난 잔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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